북한산 등산: 숨은벽, 백운대 그리고 살면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는 방법

싸나이 여행으로 북한산 숨은벽 코스를 등산했다.

북한산 숨은벽, 백운대

북한산은 서울과 경기도 고양시, 양주시, 의정부시에 걸쳐있다.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인 북한산국립공원은 1983년 우리나라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면적은 76.922㎢로 우이령을 경계로 하여 북쪽으로는 도봉산 지역, 남쪽으로는 북한산 지역으로 나뉜다. 북한산국립공원은 화강암 지반이 침식되고 오랜 세월 풍화되면서 곳곳에 깎아지른 바위봉우리와 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계곡들을 이루고 있다. 또한, 2,000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과 100여 개의 사찰, 암자가 위치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역사 문화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출처: 북한산국립공원

북한산 숨은벽은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에 있는데 이게 위에서 안 보인다고 해서 숨은벽이라고 한다.

밤골에서 올라와야 숨은벽을 볼 수 있다.

왼쪽이 인수봉이고, 가운데 삼각형으로 된 돌덩어리가 숨은벽이고, 오른쪽에 백운대이다.

숨은벽 아래에서 동영상 찍었는데 캡처했다.

백운대에서 찍은 인수봉이다.

백운대 바위에 표식이 있다.

백운대에서 보면 바위가 갈라진 곳이 있다. 저 갈라진 틈을 뛰어 넘어가야 한다. 넘어간 사람이 한 명 보였다. 대단하다.

백운대에서 본 경치는 별로였다. 올라온 밤골 쪽은 산이 보였지만 내려갈 곳은 아파트와 도시가 꽉쳐 있었다. 북한산이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져 있으니 당연한 것이리라.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 마을은 보이지만 산으로 들어가면 산 밖에 안 보인다.

북한산 숨은벽 등산 코스

숨은벽이 궁금해서 북한산 숨은벽 등산 코스를 검색하다 찾았다. 코스는 다음이다.

불광역 → 밤골 → 숨은벽 → 백운대 → 백운대탐방지원센터 → 북한산우이역

오전 9:38에 밤골에서 걷기 시작해서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 오후 2:49에 도착했다. 5시간 10분 걸렸다.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서 다시 북한산우이역까지 약 40분 정도 걸었다. 총 5시간 50분 걸렸다.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애플워치가 배터리가 떨어져서 여기까지만 기록이 되었다.

날씨는 정말 좋았다.

고도를 보면 정말 삼각형이다. 특히 숨은벽 계곡 경사가 대단한다.

가는 길과 자세한 등산코스는 아래 링크를 참고한다.

북한산 숨은벽 코스(밤골→숨은벽→백운대→백운대탐방지원센터→우이역)

숨은벽 계곡통해 백운대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기

수직으로서 있는 산을 어떻게 오를지 궁금했다. 지나가던 처자가 알려줬다. 숨은벽과 백운대 사이의 계곡을 통해 올라간다고. 저 수직으로 된 계곡을? 설마…

설마가 사람 잡았다.

얼마나 걸려서 이 계곡을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왜 왔나 싶을 정도였다.

이 계곡을 오르면서 관악산은 동네 산 같았다. 

무릎은 안 아픈데, 장딴지 근육이 터질 것 같다. 다른 분들은, 심지어 70대로 보이는 노인도 성큼성큼 올라가는데 나와 지인은 너무 힘들었다.

내려갈까? 장난 말을 계속했다. 같이간 지인은 꼭 백운대를 가겠단다. 

너무너무 힘들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다시 내려가는 것도 힘들다. 

어차피 오를 것을 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포기도 안 할거라는 걸 안다. 그냥 지금이 힘들 뿐이다. 

쉬엄쉬언 가면 간다.

5계단 오르고 쉬고, 10계단 오르고 쉰다. 이렇게 오르다보면 언젠가는 다 오를 것이라는 것을 안다. 힘들면 좀 쉬면 힘이 난다. 

삶은 늘 이랬다.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내면 또 지나간다. 버텨내기 좋은 방법은, 힘들면 쉬면 된다.  힘들때는 멀리 보지 않고 바로 눈 앞만 본다. 

군대에서 행군할 때 앞 사람 군화 뒤축만 보고 가면 된다. 얼마나 남았을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발을 내 딛을때마다 까진 발바닥 고통을 참으며 바로 내가 딛을 곳만 보고 걷다보면 해가 뜨고 숙영지에 도착한다.

가는 길이 틀리면 수정해야하지만, 방향을 정했다면 가는 과정을 이겨내는 방법은 바로 눈 앞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군대 29개월 동안 늘 5분 후를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제대할 날 생각하면 숨 막히기 때문이다. 

오르다 보니 결국 올랐다.

이 계단을 올라 바위틈 사이로 가면 백운대로 가는 길이 나왔다.

마치며

북한산은 419탑 쪽에서 간적이 있는데, 숨은벽 코스로 백운대 까지 간 것은 처음이다. 숨은벽과 백운대 사이의 계곡으로 오르는 것은 정말 역대 최고로 힘들었다. 지인은 다음에 또 가자고 하는데 다음 생애에 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