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 죽음


이어령이 돌아가시기 전에 인터뷰한 책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몸이 너무 아파 새벽까지 깨어있는데 잠이 들기 전에 안 일어났으면 좋겠단다.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잠을 자면 육체가 쉬는 것 만이 아니라 에너지를 만드는 일을 하고, 뇌도 그냥 쉬는게 아니라 하드디스크 조각 모음 처럼 기억이 정리되는 등 활동을 한다.  못푼 문제가 있을 때마자 잠이 들기 전까지 고민하다가 잠이 들면 잠이 깰때 해결책도 같이 생각나는 경우가 많다.  회사 다닐 때에는 2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해결책을 찾았다. 기억 못해서 문제지. 뱀이꼬리에 꼬리를 문 벤젠인가의 원소기호도 꿈에서 해결책을 찾았다는데 지금의 인지과학에서는 잠을 자면서도 생각한다고 본다.
이건 나중에 인지과학을 공부하면서 알게된 것이지만 나는 어릴 때 부터 잠은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분노나 슬픈 일이 있으면 일기를 쓰고 잠을 잤다. 잠자리에 들면서 나는 죽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잠을 자고 일어나면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죽으면 ‘영면’ ,영원히 잠잔다고 한다. 잠을 자다가 영원히 자면 살아 있다가 죽는거다.
최근 몇년간은 잠자리에 들면서 이어령 같은 생각을 한다. 내일 아침에 안 깨어나면 좋겠다고 말이다.  별로 아프지 않은 정상일때 깔금하게 영원히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이경영이 그런다. “개똥 밭에서 구르더라도 이승에서 굴러야한다”고 말이다. 나 그 대목에서 생각했다. “굳이.. ”
 
친구 아버지는  늘 낮잠을 주무셨는데 어느날 일어나지 않으셨다. 친구 가족은 너무나 슬퍼했다.마음의 준비를 할 수 없었으니 그랬을 거다. 고등학교때 거의 매일 친구 아버지와 탁구를 쳤었던 것과 낮잠 주무시다가 영원히 주무신 분으로 기억한다.
난 어릴때 부터 폭탄에 맞아 순식간에 죽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전쟁도 안나고 전쟁터에 갈일이 없으니 방법이 없다. 종군기자를 해볼까도 생각했는데 난 글쓰기도 못하지만 무엇보다 기레기가 되어야 하니 차라리 이렇게 사는게 낫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헤드샷으로 죽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고서는 그럴 일도 없다.
요즘은 그 친구 아버지가 부럽다.
내가 안 일어났을때 남은 가족이 문제다.
혼자 사는 독거 중년인 사촌형이 있다.  살아 있는지 가끔 전화를 건다. 죽으면 시체 처리는 해야하니깐 죽기 전에 전화하라고 농담을 한다.  그때 마다 사촌형이 그런다.  죽은 후 내 시체가 어떻게 되던 나는 알바아니라고 한다.
내 가족이 들으면 나를 죽이려고 할것 같다.
 
난 죽음은 전원이 꺼진 컴퓨터 같다고 생각한다.  난 프란시스코로라는 세례명도 있지만,  신은 인간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쓴 소설에 실제 세상에 없는 인격체가 등장하는 것 처럼 신은 자연의 두려움에서 시작해 다른 인간을 다스리기 위한 정치적인 도구라고 본다.
타임머신은 없다고 생각하는 건, 타임 머신타고 미래에서 온 사람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검증이 된다.
그런데 죽은 후는 이 세상에서 검증할 수 없다.
죽음은 종교에서 다루는데, 기독교는 죽은 후에 사후세계가 있다니 이 세상에서 검증할 수 없다.  참 편리한 방식이다.  불교는 윤회설이니 검증할 수 있는데 검증이 안된다.
기독교의 원죄 같은 거  말고 종교의 긍정적인 공통점은 죽은 후에 심판하니 이 세상 살때 잘 살아라이다.  이걸 이용해서 면죄부를 팔고, 이 카톨릭에 대항해 개신교를 만들는데 카톨릭이 대기업이라면 개신교 교회는 중소기업이다.
 
몸과 마음(정신? 영혼?)이 다르다는 심신이원론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지만 현대 과학은 의식(자아)을 알아내지 못했고, 죽은 사람을 생각하면 심신일원론이 맞을 것 같다.
죽은후에 의식, 영혼은 어디 가느냐에 대해 종교나 과학으로 알아보는 것에 대해 나는 포기했다.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신을 만들어냈고, 없다고 있게 된것을 빅뱅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냈지만  시간과 3차원 공간에서 살면서 종교적 믿음과 수학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해서 내 지능 밖임을 인정하고 더 이상 안 알아보기로 했다.
죽으면 전원빠진 전자기니깐.
누가 이 전자기기를 만들었는지 알아보지 않기로했다. 편리하게  과학에서도 우연이라는 걸로 설명하듯이 우연인지 모른다. 감정과 기억과 생각을 하는 인간이 자꾸 이유를 생각해는 것 뿐이다.  언젠가 의식과 사후 세계가 밝혀지는 날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100% 내 생애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인간에게 살아 있는 삶이 가장 가치가 있다.  사람이 죽으면  죄가 있어도 묻지 않는다.
그런데 매일 잠을 자고 깨어나는 삶에서 안깨어나면 죽는 거다. 잘 때 보통 3~4번 렘수면이 일어나고 그때 마다 꿈을 꾸지만 대분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걸 어떻게 알았냐고? 잘때 깨워서 알아냈다고 한다.  그래서 푹 쉬려면 꿈 꿀때 일어나지 말아야 하니깐 내 꿈도 꾸지 말고 자야한다.  그런데 잠이 들어 아침에 안 일어나면? 기억에도 없으니 나도 없다.
매일 죽고 다음 날 살아나는 구분이 바로 잠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나의 기억과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보고 기억하는 거라는 이슈가 있다.  기억하지 못하면 내가 아닌가?  또 심신일원론, 심신이원론 얘기가 된다.  잠을 자다 일어나지 못하면 그냥 내가 아니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고민해왔지만 모르겠다.
몇일 씩 잠을 안자는 사람도 있지만 매일 잠을 자는 나는 매일 죽고 매일 태어난다.
어느날 안 일어나 영원히 자면 좋겠다.  더 늙기 전에 육체와 정신이 멀쩡할때.
내 맘대로 안되는게 죽음이기도 하지만 남은 가족이 문제라 그럴 수 없는게 문제다.
 
오늘도 일어나 하루 동안의 삶이 생겼으니 또 하루를 열심히 살 뿐이다.
불교에서는 삶이 고통이라고 하던데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으니 더 좋아질 것 밖에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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