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프로그래머는 영원한 프로그래머
|우리나라 프로그래머는 왜 프로그래밍 경력이 10년 미만일까? 에 트랙백을 보내기 위해서 작성합니다.
이 문제는 제가 신입 사원때 고민을 했었던 거라서 적어 봅니다.
환갑 때 까지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으면?
저는 중학교 때 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졌고, 대학에서 전산쟁이를 배웠고, 직장에서 전산쟁이를 했습니다.
제가 신입사원때 부서의 선배님들을 보면서 왜 책임, 수석들은 회의하고, 전략, 계획, 일정 같은 문서들을 작성하시고, 프로그래밍은 왜 안하실까? 궁금했습니다.
저는 그때 죽을 때 까지 프로그래밍을 할 것이라고 자신만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사원때 부서장님한테 질문을 했습니다.
"10년차가 되고 과장이 되면 관리자가 되어야 하나요? 외국처럼 환갑 때 까지 쭈욱 프로그래밍 할 수 없을까요? 저는 사람을 잘 다룰지 모릅니다. 저는 관리자 같은 것은 싫고 계속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습니다."
부장님은 대답하셨습니다.
"미국가라"
사실, 그때 그 회사는 10년이 되면 과장이 될 수 있었고, 보통 10~13년차 까지는 프로그래밍을 했습니다.
부장님이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는 이유
저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10년 정도가 넘으면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고, 관리 같은 것을 하는 것일까?
만약 20년 되신 부장님이 지금 한개의 모듈을 설계하고, 프로그래밍을 하고 계신거랑, 나 처럼 사원이 같은 모듈을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랑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부장님이 하시면 더 나은 코딩을 할 수 있을 지모릅니다. 그러나 과장님과 부장님과 이사님을 옆에서 관찰한 바로는 그분들은 업계의사업 기회 뿐만 아니라 제품의 미래에 대해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오래된 경력에서 나오는 통찰력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또한 백명이 넘는 우리 팀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하고 계셨었습니다.
사원이 하는 프로그래밍 한개의 모듈에 비해서 20년 되신 부장님은 각자가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서서 방향을 잡고 계셨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게 하시고, 우리가 만든 제품을 성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제가 깨달은것은 바로 ‘효율’ 또는 "적합한 자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프로그래밍은 사원이나 과장 정도나 할 만큼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랜 경력을 통해서 갖게된 직감과 통찰력을 제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기 보다는 더 큰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부장님의 적합한 관심사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부장님이 어학연수를 떠나시고 다른 부장님이 부서장을 맡으셨습니다.
그분도 20년 정도 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프로그래머였습니다.
틈만 나시면 C++교육이나 Java 교육을 들어가시곤 했고, 미팅 때에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관심이 있으셨습니다.
계속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은데, 직급이 올라가서 관리를 하시게 된 것이 불만이신 것 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사원때 인가 주임때인가 부장님과 미팅을 했는데, 부장님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거 어떻게 짰나? 어떤 알고리즘이지?"
계속 프로그래밍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저는 이 상황에서 문득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짰느냐에 대한 질문은 내 위의 대리가 저 한테 하는 정도의 질문이지 않을까?
부장님은 "내년도 우리 사업은 어떤 쪽인가, 앞으로 기술 방향은 어떻다" 최소한 이정도의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IMF 때 권고 사직 바람이 불때 퇴직을 하셔서 프로그래밍을 하는 회사에 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원한 프로그래머
저는 10년이 넘으면 관리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현실도 현실이지만, 그만한 직감과 통찰력으로는 더 큰 프로그래밍을 위해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사람 마다 다른 가치관이 있습니다.
사람을 다루는 것 보다, 더 큰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해서 큰 설계를 하거나, 프로젝트를 관리하거나, 제품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더 큰 일을 하는 것 보다, 어떤 프로그래밍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재 미 있다면 10년, 20년이 되어도 계속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신입사워때 직장에 가서 고민 스러웠던 것중 하나는 왜 아침에 7시면 출근을 해야 하고, 4시면 퇴근을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프로그램 짜면 되는데, 왜 똑딱똑딱 집과 회사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인가입니다.
그런데,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만들었던 것들은 혼자서 몇시간 또는 몇달이면 할 수 있는 정도라면 회사에서는 몇 백명이 하나를 만들 정도로 규모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이젠 별로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때 부터 저는 원래 재미있어하던 HCI 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하나를 구현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편리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용한 제품이나 기능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게 할 까도 중요하고, 재미 있기 때문입니다.게다가 별로 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로 하는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더 큰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해서 직업을 바꾸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분석력과 문제해결, 모델링을 배웠지만, 지금은 어떻게 만들까가 아니라 왜 만들까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은 프로그래머였던 때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미시적으로만 보지 않을까 견제를 하고 디바이드앤컹쿼의 컹커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저는 이제 직업적인 프로그래머는 아닙니다. 그러나 아직도 제 PC에는 델파이와 비쥬얼스튜디오가 깔려있고, 이것저것 웹 코딩도 합니다. 분석, 문제해결, 모델링은 수학적인 머리가 없는 저 한테는 프로그래밍이 가장 적합한 훈련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프로그래머는 영원한 프로그래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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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 231개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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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프로그래머 지망생이거든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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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문제해결, 모델링에 적합한 훈련방법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것에 더하여 인내심과 끈기 훈련에도 매우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 예전에 제 동생이 자신의 실력에 비해 어려운 수학문제를 취미삼아 풀던 것과 유사한 거 같아요. 멋진 소스로 어려운 디자인의 실험을 짰을 때의 그 희열…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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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님/ 제가 아시는 분은 아마도 40대 이실 것 같은데, 중소기업의 이사님이시고, 실제 하시는 일은 회사의 핵심 모듈을 설계하고 개발하시는 개발자이십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삼성SDS와 같은 대기업의 경우에는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모 게임 회사 CTO 께서 오셨길래 비슷한 질문을 했었습니다. “40대 프로그래머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아직 회사가 나이가 많지 않아서 사람들이 40대 프로그래머가 몇명 없긴 하지만 있긴 있고, 매니저쪽과 프로그래머쪽을 똑같이 대우해줄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추후에 계속 생길 문제가 있겠지만, 저렇게 생각하는 회사들이 있고, 좀 더 기반이 잘 잡히면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40대 구루 프로그래머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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