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입영


초등학교 시절 어느 오후에 문득 하늘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 군대 갈때 까지 통일이 안될까?   내 아들은 군대를 갈까?”
 
아직 통일은 안됐다.  그리고 어제 아들이 군대를 갔다. 내 어릴 때 의문점은 확실하게 해결됐다.
 

코로나 19에 훈련소 입영 행사는 안한다

난 102보로 입대했는데 그때 사진은 없고, 훈련소 퇴소식날 부모님과 찍은 사진을 보여 주었다. 이젠 내가 부모가 되어 우리 부모님의 입장이 되었다.
아이는 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 하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행사를 안하고 정문에서 헤어진다고 한다.
 

드라이브 쓰루 입영

정문까지라도 데려다 주러 갔다.  부대 정문 앞에서 차들이 부대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차를 돌리려고 그러는줄 알고 일단 줄을 섰는데,  드라이브 쓰루 입영을 한다고 한다.
플랭카드가 있어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안내하는 군인들이 사진 촬영안되나고 방송을 하고 있어서 사진을 못 찍었다.  아래는 인터넷 기사에서 찾은 사진이다.
 
드리이브 스루 입영

(사진 출처)

 
드라이브 쓰루 입영은 차를 타고 부대안으로 가면서 차 안에서 입영 서류를 작성한다. 그리고 부대안에 아이를 내려 놓고 나왔다.
2개월 동안 친구도 못 만나게 하고 집안에서만 지내게 했는데 아이는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점심도 못 먹었다.  군인이 차 안에서 열을 쟀는데 열이 있으니 코로나 19 때문에 입영을 연기할 수 있으니 하겠냐고 물었다. 아이는 입대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아이를 부대안에 내려 놓고 나왔다.
 

제대로 헤어지지 않은 느낌

연방장에서 모인 후 부모가 나간 후의 느낌.  낯선 세상에 혼자 남게 된 그 느낌이 기억이 났다. 지금 부터 겪게될 아이의 심정을 알기에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러나 그 감정의 느낌은 다른 것 같다.
연병장에서 모여있다가 부모가 나가는 것과 드라이브 쓰루로 부대안에서 내려서 헤어지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드라이브쓰루로 부대안에서 차에서 내리는 것은 헤어지는 느낌이 다르다. 그냥 어영부영 헤어지는 것 같다.
차들이 다 빠져나가고 부대문이 닫히면 그때 비로서 낯선 세상으로 들어왔다고 실감을 할 것이다.  일반인이 못 들어가는 닫힌 군부대 정문을 보면 부모는 낯선 세상에 아들을 두고 나옴을 느낄 것인데 우리는 그걸 못 느끼고 그냥 평소에 차에서 내려주듯이 내려주고 왔다.
코라나19 시국에 군입대도 드라이브 스루로 했는데,  온라인의 가상세계가 아니라 오프라인의 아날로그임데도 방법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그 밀도가 다른 것 같다.
프로젝트만 맺고 끊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사람의 감정은 마음대로 못하지만 헤어짐에도 맺고 끊을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안그러면 한번 사는 인생에 소중한 감정을 어영부영 보내게 되는 것 같다.
드라이브 스루 입영
 
뒷차에서 다른 가족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지 말라는 방송을 못 들었다고 한다. 이 사진이 없으면 그때 그 감정을 못 느낄 것 같아서 올린다. 볼때 마다 코 끝이 찡하다.  (사진에 위치 정보를 지웠고 얼굴 식별도 안되고 어느 부대인지도 모르고 해서 블로그에 올려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되면 사진은 내리겠다. )
 
딸내미와 조카들은 다른 가족의 뒷차에 탔었는데,  우리차에서 오빠가 내리는 것을 보고 다들 엉엉 울었다고 한다. 정작 운전석에 탔던 아내는 아이가 내려서 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제대로 헤어지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 시국에 다행히 군에서는 이런 드라이브 쓰루로라도 입영 과정에 부모를 참여시켜주어 위병소 앞에서 보내는 것 보다 부대 안도 보고 해서 좋았다.  어쩌면 장병들만 모아 놓고 두고 나오는 것 보다 이렇게 어영부영 두고 오는 것이 아내에게는 그 순간 슬픔을 더 늘낄 수 있어서 나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기억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내가 느낌 감정이다.  업적에 비해 감정은 기억 처럼 잊혀지고 왜곡되기도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이 세상 다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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