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참석한 디지탈타임즈 토론회


2002년도에 디지탈타임즈에서 UI특집기사를 연재가로 실었는데, 신문사에서는 이 연재의 끝을 UI 전문가의 토론회로 마치고 싶어했다.
나는 한국HCI연구회를 처음 만든 사람이라고 참석 시킨 것 같았다.
[기획-UI시대](20);UI는 컴퓨터와 인간이 만나는 접점.. “국가경쟁력” 인식 인력양성 서둘러야
채지형 dream@dt.co.kr 2002/10/28
첨단 디지털제품과 서비스의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의 중요성을 다각도로 살펴본 <기획-UI시대>는 UI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인식을 한 단계 높임으로써 국가경쟁력 제고에 일조하기 위한 기획시리즈이다. 아울러 디지털타임스의 이같은 노력은 많은 독자들에게서 의미 있는 시도로 인정받았다.
21세기 디지털 경제에서 UI가 사용상의 편리성은 물론 `품질’ 그 자체로 인식되고 있으며, 제품의 성격을 규정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오늘날 UI는 기술과 기능의 차원을 넘어 사용자의 감성과 욕구를 만족시켜 궁극적으로 행복감을 안겨줄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UI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본지는 <기획-UI시대>의 최종 편으로 각 계의 UI전문가들을 초청, UI의 중요성과 정부와 기업들의 인식 수준을 짚어보고 UI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편집자주>
 
예전에 참석한 디지탈타임즈 토론회
 
◈ 일시 : 2002년 10월26일
◈ 장소 : 디지털타임스 회의실
◈ 참석자 : 윤완철 교수(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박영목 교수(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지털미디어 디자인학과)
김진수 박사(야후코리아 UED팀)
최영완 씨(HCI연구회 초대회장, 현 삼성그룹 인트라넷개선팀 사용성 엔지니어)
정평기 팀장(LG텔레콤 UI팀)
이성혜 사장(팀인터페이스)
◈ 사회 : 디지털타임스 편집국 기획취재팀 박창신 기자
사회 : 기본적인 질문부터 던지겠다. 오늘날 UI가 기업과 산업, 나아가 국가의 핵심 경쟁요소라고 말하는데, UI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평기 : 사내에서 조사를 했는데 2001년 1월부터 6개월 간 한 사람이 평균 무선인터넷(WAP)에 머무른 시간이 약 1분, 히트 수는 약 50회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사용시간이 왜 1분밖에 안 되는지, 사용시간을 늘려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사용시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선인터넷을 보다 쓰기 쉽게 만들어 여러 사람이 많이 들어오게 하자는 방향에서 UI에 접근하게 됐다.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UI혁신을 추구한 것이다. 요즘에 와서는 매출에 앞서 `쓰기 쉬운 서비스’를 생각하면서 UI를 고민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UI가 중요한 이유는 정보기기 중에서 이동통신단말기 만큼 기능이 복잡하면서 다양한 고객을 가지고 있는 기기는 없으며, 실제로 단말기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고객도 많지 않다. 개발자인 나도 제대로 모르는 기능이 많을 정도이다. 이렇게 복잡한 기기를 고객이 잘 쓰게 하려니 UI가 중요한 게 아닌가.
사회 : UI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인식수준은 어떠한가. 또 UI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볼 수 있나.
이성혜 : UI전문업체 입장에서 여러 기업 관계자들을 만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은 UI의 중요성을 많이 인식하고 있다. 그들은 UI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의사결정권자들이 UI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UI는 품질이다. 어떤 제품이든지 가장 중요한 것이 품질이 아닌가. 사용자가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면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UI가 그 중 핵심적인 분야이다. 따라서 UI는 기업 전체의 프로세스 관점에서 인식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박영목: 당연히 (UI수준이)치명적으로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비행기의 경우 미국인들의 체형에 맞게 의자를 설계한다. UI는 인간의 인지적인 기준에 관한 것이다. 만일 그 사람(미국인)들이 자신들에게 맞게 인터페이스 기준을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한다면, 이는 우리가 그들의 논리구조를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향후 UI가 경제블록을 지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UI가 왜 중요하냐고 물었는데, 도구 즉 인터페이스에는 문화가 담겨있다. 물 컵을 보자. 컵은 지난 수천년 간 선조의 지혜가 녹아있고 무의식적으로 계승되고 있다. 그런데 정보기기에는 문화를 담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는 상황이지만 선진 외국은 지금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선진 외국에선 UI작업이 아주 기초적인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초기 수준이다. 한참 늦은 분위기다.
김진수 : UI는 컴퓨터와 인간간의 접점이다. 컴퓨터 작동원리와 사람의 인지원리는 다르다. 따라서 컴퓨터와 인간의 중간에서 둘 사이를 연결시키는 매개가 중요하다. 예전에는 엔지니어가 그 매개(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엔지니어는 각종 기능을 구현할지에 초점을 맞췄고, 그 결과물의 디자인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비주얼 디자이너들이 나섰고, 가급적 멋있고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이 때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하게 됐다. 사람을 중심으로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것이 빠진 것이다.
야후 본사(야후닷컴)의 경우 야후 사이트를 사용편의성이 높은 사이트로 만들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따라서 본사에는 석·박사급 UI전문가 10여명이 일하고 있고, 아이트래커(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해 사용성을 측정하는 장비) 등 사용성 테스트 장비가 잘 구비된 랩을 가지고 있다.
사회: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기업 정보화 시스템 등에서도 UI는 중요하지 않나.
김진수: 웹사이트에서 주로 UI를 얘기해왔다. 시스템통합(SI)에서는 UI를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다. SI에서는 사용성보다 통합(integration)이 중요한 게 아닌가. 그렇지만 기업포털(EP) 등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UI가 중요해졌다. 모든 직원들이 서로 다른 데이터를 공유해 편리하게 사용하라면 사용성을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닌가.
윤완철 :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달러에 이르게 되자, `품질’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 적이 있다. 품질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만달러 시대에 갈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대기업 중심으로 `품질경영’이 중요한 경향이 됐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품질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통계적 품질관리를 계속해왔다. 그럼에도 품질이 보다 중요하게 인식된 것은 세계 일류가 되려면 과거의 품질관리 수준으론 안 된다는 인식이었다.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기업 문화와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품질문제를 방어적으로 생각했다면, 다시 말해 클레임을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수준에서 품질문제를 접근했다면, 이제는 품질을 최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후발국들과 차별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UI는 이미 만들어진 물건에 약간의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결코 그렇지가 않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UI는 사용품질의 문제이다. 사용자가 매뉴얼을 보지 않아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용자 잘못이라고 해선 곤란하다. 만약 제품 사용자 10명중 3명이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면, 이것은 그 제품의 품질이 낮은 것이다. UI는 이젠 사용자의 권리로서 인식되고 있다. 쓰기 어려운 기계가 있다면, 오늘날의 사용자는 자신이 바보가 아니라 기계가 바보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금 이런 단계에 와 있다.
우리나라를 소위 `IT강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진정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가 똑똑하다면 소프트웨어 수출 1등 국가가 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물론 성공담도 있지만 패키지 소프트웨어 하나 제대로 해외시장에 팔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이다.
UI를 고치지 않고는 (해외시장에서)비빌 언덕이 없다. UI는 목숨을 걸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품질을 방어적 측면에서 얘기했다면 이노베이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 UI이다. 창의력은 단발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창의력은 통찰력에서 나오고, 통찰력은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다. 사용자, 니즈(needs)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인터페이스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페이스는 `사람이 활동하는 총체적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기기나 웹사이트 외에 인트라넷이나 발전소, 기업포털 등은 결국 사람이 일하는 환경이자 인터페이스이다. 오늘날 사람의 활동은 90% 이상이 인지적인 활동이다. 인터페이스는 사람이 가장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박영목 : `UI가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 해줄 수 있는 답이 생각났다. 가방이나 옷을 만든다고 할 때 유행하는 색깔 등을 미리 조사해야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것이(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행하는 작업 일체를) 인터페이스’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적용 영역이 다른 것뿐이지 않는가.
일본의 후지제록스 엔지니어에게서 들은 얘기가 있다. 이 회사는 한 때 복사회수, 배율조정, 종이크기 등의 온갖 기능을 복사기의 컨트롤패널에 담으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컨트롤패널의 길이가 1m30㎝나 돼 복사기 자체의 길이보다 커졌다고 한다. 모든 기능의 버튼을 컨트롤 패널에 빠짐없이 배치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그 복사기는 잘 팔리지 않았다.
조사를 해보니까 사람들이 쓰기 어렵게 여긴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조작성을 개선하기 위한 자원을 투입하게 됐다고 한다. LCD 패널을 만들어 사용성을 높이는 등의 투자를 했더니 복사기 만드는 비용의 30%가 추가로 들어갔다. 당연히 비싸졌다. 그렇지만 이렇게 사용성을 개선한 제품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더라는 것이다. 제품기능도 중요하지만 쓰기 좋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깨달은 것이다.
1995년 중반 일본의 노무라연구소가 일본의 아키아바라를 찾은 구매자들한테 가전제품을 살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더니 사용 편리성을 첫 번째로 꼽았다는 조사결과를 들은 적이 있다.
김진수 : 가전제품에는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능을 더 붙여야 하고, 그러다 보니 사용성이 떨어진다. 기업의 신제품 추구 방향은 사용성과는 반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VCR를 보면 많은 기능 가운데 20% 정도만 쓰는 것 같다. 잘 쓰지 않는 기능을 사용하려다가 실수도 많이 하게 된다.
윤완철: 일반적으로 실수를 하면 그 기능은 다시는 쓰려고 하지 않는다. 매뉴얼이 있어도 보려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아직 사용성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일단 모양보고 제품을 사지 않는가. 휴대폰을 살 때 예쁜 것을 고른다. 웹사이트는 `기사식당’이나 마찬가지다. 맘에 들지 않으면 금방 다른 사이트로 옮긴다.
비유를 하자면 얼굴이 예뻐서 결혼을 했는데(디자인이 좋아서 구매하는 것), 성격이 맞지 않아 두고두고 후회하는 게 UI라고 본다. 문제는 UI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개선하느냐는 것이다. 한 제품을 좋게 만들고 나서 다른 제품의 경우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기업은 고급 이미지를 주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
박영목: 사람의 얼굴이 모습(appearance)이나 용모(feature)라면, 인터페이스는 인성이다.
인터페이스는 사용상의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수준에서 이젠 제품의 성격을 규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김진수: 개인적인 견해로 야후 화면은 상대적으로 다른 검색사이트에 비해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 같다. 이제는 검색사이트에 있어서 정보를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인터페이스가 주는 이미지에 따라 사람들이 찾는 사이트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어떤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수단으로까지 발전했으며, 기업문화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이성혜 : UI중에서도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는 인식수준이 낮은 것 같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UI가 어렵기도 하다.
윤완철 : 그 이유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영세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시간이 항상 빠듯하기 때문이다. 버그를 없애기도 힘든 시간에 UI까지 고려하기는 힘들 것이다.
사회: 최근 삼성과 LG가 U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이같은 행보는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최영완: 1996년 삼성SDS에 입사했다. 당시 삼성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연구회가 있었다. 삼성전자나 삼성SDS 등에서 UI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임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삼성에서도 초기에는 HCI하는 사람들이 천시를 받았다. 그래서 우리끼리 뭉치자고 했고 서로 의지를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U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금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석·박사들이 많아졌다. UI팀의 힘이 훨씬 막강해졌다. 그러다 보니 삼성 내부에서 사용성 테스트 랩을 공유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졌지만 아직 윗사람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프로세스도 정립됐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더욱 많아진 것 같다.
정평기 : LG그룹 전체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UI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 UI 관련 조직도 정비하면서 팀원도 계속 늘리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김진수 : 일단 윗분들이 UI전문가들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경영자들이 자신보다 더 전문적인 사람에게 결정권을 주는 풍토가 형성돼야 한다. 그래야 개선이 이뤄질 게 아닌가.
사회 : UI에 있어서도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평기 : 우리나라의 콘텐츠제공업체(CP)들은 이동통신 3사별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그래서 어려움이 많다. 또 휴대폰 단말기의 UI가 제조업체별로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커스터마이징을 해줘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개발자들의 부담이 크다. 정부에서 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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