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의 ‘사용자는 뭘 원하는지 모른다’에 대한 의미
카테고리: Interaction Design | 태그: apple, focus group interview, hci, research, steve jobs, ucd, user needs
스티브잡스는 1998년 5월 비지니스위크와의 인터뷰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그말 그대로라면 저는 동의합니다.
일반 사용자는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지, 현재가 내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고, 입으로 얘기하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HCI의 유저리서치에서는 잠재적인 진짜 니즈를 알거나 진짜 행동을 보기 위해서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관찰하는 방법을 씁니다. 사람들이 입으로 얘기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말이죠.
사람들이 블로그에 스티브잡스의 어록이라면서 올려 놓은 것을 보고 정말 이런줄 알았습니다.
일반 사용자를 믿지 않는다. 사용자이자 개발자인 직원을 믿는다?
어떤 정황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 원문을 찾아 보았습니다. 다행히 원문 이 있었습니다. iMac 출시와 관련되서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닌 가 싶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중 위 말을 한 부분입니다.
A: No. We have a lot of customers, and we have a lot of research into our installed base. We also watch industry trends pretty carefully. But in the end, for something this complicated, it’s really hard to design products by focus groups. A lot of times, 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That’s why a lot of people at Apple get paid a lot of money, because they’re supposed to be on top of these things.
iMac 개발할때 소비자 조사 했나요? 라구 묻는데 스티브 잡스는 안했다고 대답합니다. 좀 노골적으로 제가 풀자면,
정도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소비자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애플사의 직원들도 직접 소비자 조사를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직원들 자체를 소비자로 생각하고 따로 포터스그룹 인터뷰 같은 시장 조사를 하지 않고 직원들이 스스로 자기들을 대상으로 리서치를 하는 모양입니다.
앗! 이럴 수가!
포커스그룹 사용자에 맞춰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아마도 포커스그룹 사용자의 니즈가 많아서 이를 다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기가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포커스그룹 인터뷰한 사람들의 말을 들아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는 무식하기 때문에 쉽게 잘 만들어야 한다, 또는 진짜로 사용자는 무식해서 내가 만든 제품을 이해 못한다랑 비슷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티브잡스는 자기 직원들을 열나 신뢰한다고 대답합니다. 직원들이 열라 똑똑하고 돈도 열라 만이 준다고 합니다.
하긴 스티브잡스가 머리가 벗겨지고 나서 제품 발표할 때 보면 마지막에 우리 직원들이 했다고 직원들에게 공을 돌립니다. 스티브잡스의 2005년 애플 스페셜 이벤트 에도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찌보면 CEO로서 직원들에 공을 돌리는 뻔한 것 이외에 사용자 보다 직원을 더 믿는 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용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지깐, 주의 깊게 리서치를 해야 한다. 또는 직관을 주의 깊게 길러서 직관을 믿어라 뭐, 이정도인줄 알았느데,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가장 조심해 할 사람은 바로 직원이다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위험하고, 게다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바로 직원입니다.
가장 사용자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바로 그 직원들 말입니다.
사용자 중심의 제품 개발의 역사에서 가장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바로 가장 사용자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엔지니어였습니다.
예전에는 프로그래머가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개발을 했으니깐요. 요즘이야 따로 인터렉션 디자인 을 훈련 받아서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10년 전까지만 하더라고 제품을 만드는 엔지니어가 다 했으니깐 말입니다.
HCI 에서의 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되었으니깐 브랜드를 바꾸자, 시장은 여기에 있다 등등 외부의 사용자가 가지고 있던 커뮤니케이션의 연결 측면이 아니라, 오랫동안 내부에서 보아왔던 그 입장입니다.
무조건 직원을 믿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직관 ,엄청 중요하지만, 그 직관이 개인경험에서 나오면 바로 회사 망합니다.
훈련되어진 직관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유저리서치를 통해서 사고의 범위를 넓히고, 만약 기술쟁이가 제품을 기획한다면 리서처를 통해서 사용자 입장에서의 가치와 시장성을 알아내야 합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애착, 중요합니다. 실제로 IDEO 라는 회사도 자기 회사가 디자인한 제품을 직원들이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와 만든 사람이 사용자인 경우에는 사용이 다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것이 HCI와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의 첫 단추입니다.
그러나 스티브잡스 한테 할말이 없습니다.
사용자 연구를 하지 않고, 자기 직원들 스스로를 리서치한 그 결과로 맥북이나 iPOD와 같은 제품을 만들었다면 뭐 할말이 있겠습니까?
맥북 비디오 카메라의 내장 플래쉬 도 보면 정말 아이디어가 뛰어납니다. 하긴 이것도 직원들끼리 얘기하다고 나왔다고 하니…
애플사의 직원들은 스티브잡스가 자랑하는데로 정말로 똘똘한가 봅니다.
그러나 이 말은 해줄 수 있습니다.
스티브잡스와 같은 천부적인 자질이 없다면,
똘똘한 주변 동료들과 같이 맥북이나 iPOD와 같이 사용자가 정말 유용하고 편리하고 보기 좋다는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아직 성공하지 않았다면,
사용자 연구를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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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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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User Research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으로 참 공감이 많이 갑니다. 회사에서 가끔 스티브잡스 인터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User Research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는게 맞아?’ 라구요.. 애플뿐 아니라 37signals, 일본의 하테나의 예를 들으면서 직원이 사용하고 싶은 서비스나 제품을 만드니 성공하더라. 왜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면서 무거운 User Research를 진행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참으로 난처했답니다. 그럴때마다 리서치를 통해 정말 좋은 output을 제공해야지라고 불끈불끈 의지가 생기기도 하지만, 운신의 폭은 좁아지고, 가볍게 검증 정도에 그치는 업무를 하게 될때도 있답니다. 그래도 올해 다시 시작하는 맘으로 열심히 해보려구요~ ^^ 도비호님의 글을 읽을때마다 마음의 위안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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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님/ 댓글 감사합니다. 스티브잡스 만큼 성공을 보여준(물론 마케팅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리서치 프로젝트할 필요 없이 평소의 리서치만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많은 리서치를 통해서 경험을 쌓은 사람이 내공을 보여준다면 무거운 리서치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일개 개인일 뿐입니다.
또한 리서치팀도 무거운 리서치가 아니라 빠르고 인사이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내 리서치팀의 부담은 리서치 에이전시와 달리 리서치 자체가주 목적이 아니라 성공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서 더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olive님/ 댓글 감사합니다. 스티브잡스 만큼 성공을 보여준(물론 마케팅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리서치 프로젝트할 필요 없이 평소의 리서치만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많은 리서치를 통해서 경험을 쌓은 사람이 내공을 보여준다면 무거운 리서치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일개 개인일 뿐입니다.
또한 리서치팀도 무거운 리서치가 아니라 빠르고 인사이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내 리서치팀의 부담은 리서치 에이전시와 달리 리서치 자체가주 목적이 아니라 성공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서 더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대행사에 종사하다, 현재 건설사 웹사업팀에 있습니다.
근래 시간이 많아지며, 이상계 소식을 RSS로 구독해 보고 있어요.
“UX”라는 키워드가 현실계와 이상계 모두에게 키워드라 생각하고 있구요..dobiho님의 글들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
오늘도 글 잘 읽었습니다~
온라인 대행사에 종사하다, 현재 건설사 웹사업팀에 있습니다.
근래 시간이 많아지며, 이상계 소식을 RSS로 구독해 보고 있어요.
“UX”라는 키워드가 현실계와 이상계 모두에게 키워드라 생각하고 있구요..dobiho님의 글들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
오늘도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예전에 봤는데 오늘 다시보고 댓글을 달아봅니다.
애플은 사용자조사라는 절차를 내부적으로나 외부에 맡겨서 일부러 시간내서 하지는 않았다는 걸로 보이지만, 사용자 조사를 할때 이루어지는 관찰과 통찰을 얻는 과정은 애플 직원들 머리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던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뛰어난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는 자신이나 가족 주변사람을 보면서 이미 그들의 히든 니즈를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란거죠
뛰어난 디자이너나 발명가들은 사용자 조사라는 것을 의식적으로 별도로 진행하지는 않지만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면밀하게 주변을, 문화를, 사람들을 관찰하는 사람들인거죠.
평범한(?) 사람들도 그런 통찰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용자 조사라고 불리는 일련의 체계화된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사실 사용자 조사를 하고 거기서 통찰을 얻는것은 평범한 누구에게나 항상 좋은 결과를 내어주는 것은 아니죠. 단지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뿐이고 디자이너(설계자) 스스로 통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은 또 다른 과제이겠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예전에 봤는데 오늘 다시보고 댓글을 달아봅니다.
애플은 사용자조사라는 절차를 내부적으로나 외부에 맡겨서 일부러 시간내서 하지는 않았다는 걸로 보이지만, 사용자 조사를 할때 이루어지는 관찰과 통찰을 얻는 과정은 애플 직원들 머리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던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뛰어난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는 자신이나 가족 주변사람을 보면서 이미 그들의 히든 니즈를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란거죠
뛰어난 디자이너나 발명가들은 사용자 조사라는 것을 의식적으로 별도로 진행하지는 않지만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면밀하게 주변을, 문화를, 사람들을 관찰하는 사람들인거죠.
평범한(?) 사람들도 그런 통찰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용자 조사라고 불리는 일련의 체계화된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사실 사용자 조사를 하고 거기서 통찰을 얻는것은 평범한 누구에게나 항상 좋은 결과를 내어주는 것은 아니죠. 단지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뿐이고 디자이너(설계자) 스스로 통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은 또 다른 과제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