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자형 고수

전에 고수가 필요한 이유에서 한 분야에서의 전문가로서의 고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고수가 아니라 자기 분야가 어떻게 다른 것 속에서 가치가 있고 실현을 하는지에 대한 의미에서의 고수를 생각해 봅니다.
소위 T 자형 인간, + 자형 인간, 또는 TQM(Total Quality Management) 개념과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고, 세상은 복잡해서 한개의 역할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전문성과 협업을 강조한 T자형이나 +자형 이라는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한가지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한분야에서의 전문가로서의 깊이와 다른 분야도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기술자가 경영을 알고, 경영자가 기술을 알아야 하니 이런 사람을 그냥 ‘고수’ 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쉬울 것 같습니다.
리서치의 경우에는 특히나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유저리서치 전략 패널 토의에서 제가 얘기했듯이 시각 디자인에 대한 리서치도 있습니다. 시각 디자인에 대한 리서치를 한다고 하면 그 리서치 방법 자체만으로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시각 디자인을 어떻게 하고, 시각 디자인에 대한 원리들을 모르면, 리서치를 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시각 디자인을 하는데 관련이 없는 것이 나올 수도 있고, 시각 디자인을 하는데 필요 없는 것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시각 디자인이 제품의 구성 요소중 룩앤필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시각 디자인은 제품을 위한 시각 디자인이라는 기능을 합니다. 시각 디자인에 대한 리서치를 한다면 리서치는 다시 시각 다지인을 위한 리서치라는 기능을 해야 합니다.
시각 디자이너는 제품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고, 제품과 어울리는 룩앤필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각 디자인 리서치는 시각 디자이너가 제품에 대한 룩앤필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를 제대로 이해해야 시각 디자인이 벽에 걸린 그림이 될지 아니면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될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피상적인 수준과 실제 다른 역할이 그 일을 수행하는 수준에서 아는 것과는 자기의 결과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또는 무엇을 알아내야 하는지는 하늘과 땅 차이 만큼 큽니다.
마케팅 리서치도 마찬가지이고, 제품 기획이나 설계를 할 때의 유저 리서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마케팅 분야에서 실제로 그 역할이 일을 할 때의 내용을 모르고는 그냥 뻔한 결과를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서처는 마케팅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 제품 기획, 인터렉션 설계에 대한 교육, 시각 디자인에 대한 교육을 받습니다. 리서치는 경영활동의 전반 내용들에 참여가 되어야 제대로 고객 중심의 경영활동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켓 리서처가 상품기획자나 마케터를 할 수  있을까요? 사용성 테스트나 필드 리서치를 하던 유저 리서처가 인터렉션 설계자나 상품 기획자를 할 수 있을까요?
리서치 방법에는 고수라고 하더라고 다른 분야 제대로 이해 못하는 사람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 조사를 하면서도 마케팅에 어떻게 사용될지를 처음 부터 꿰뚫고 있는 사람은 마케팅의 기본은 한 셈입니다.
보통 포커그룹은 500그룹을 해야 좀 안다~ 고 합니다. 사용성 테스트도 그 자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 정도의 실무에서의 빡센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인터렉션 설계를 모르는 리서처는 백날 해도 제대로된 결과를 주지 못합니다.
마케터, 상품기획자, 인터렉션 설계자의 경우에는 그 역할에 기본이 되어 있다면, 빡세게 리서처 스킬을 배운다면 3년에서 5년 정도만 하면 어느 정도 리서처로서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품질도 한 요소의 품질이 있지만, 결국 사용자와 시장에서는 전체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궁극적인 목적을 알고 그 안에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 고수를 볼 것이 아니라 어차피 인생은 과정이니 현재 상황에서 고수의 역할 모델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