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공학

내 어렸을때 꿈은 그 흔한 ‘과학자’ 였다. 난 뭔가 만드는 것이 과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커가면서 내가 바라는 것은 과학자가 아니라 공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맘대로 정의한 과학은 자연이던 어떤 현상이던 어떤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학은 과학이 밝혀낸 것들을 이용해서 세상을 바꾸고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어떤 책에 과학과 공학에 대한 정의를 나 처럼 한 사람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공학자 보다 과학자가 더 우대받았다고 한다. 그 예 중 하나가 노벨상 이야기이다. 노벨은 이 세상에 이바지 한 사람한테 주라고 했다. 노벨이 죽은 후 그 유언을집행하는 사람이 감당을 못해서 무슨 왕립과학 어쩌고 저쩌고로 넘겼고, 그들은 공학자가 아닌 과학자들에게 상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벨은 다이나마이트를 만든 과학자라기보다는 공학자로 볼 수 있으므로 유언이 잘 집행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는 공학자로서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 왜소한 키와 등이 굽은 사람인데 뭘로 유명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작은 호수의 배위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사진이 기억이 난다. 아인쉬타인과 동시대의 사람으로 그 둘이 만난 사진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진을 찍을 때 상대적으로 그 공학자를 더 왜소하게 찍었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자에 비해 공학자를 경시하는 사회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았다.

사람들은 공학자라면 엔지니어를 생각한다. 하긴 영어로 엔지니어니깐.  전기나 전자, 건축, 요즘은 컴퓨터 까지 인문 사회가 아닌 기술을 다루는 사람 말이다. 어떤 사람들이 말하는 공학은 무엇을 측정하고 수치화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공학은 과학을 세상으로 옮겨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하는 일을 측정하고 수치화하고 쪼개고 하는 것을 공학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공학은 소프트웨어 위기라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을 측정하고 수치화하고, 조직화해서 접근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분야라고 한다. HCI 분야에서는 닐슨이 주장한 사용성 공학(Usability Engineering)이 있다. 사용성을 측정하고 수량하고, 쪼개서 나누고 조직화 하려는것이다. 엔지니어라고 하면서 영어 약자의기술 용어들을 나열하면서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 하는 일을 측정하고 수치화하지 못한다면 이 기준으로 보면 엔지니어가 아니다.

연구를 한다던 대학원에 갔을때 교수님은 과학자를 키우는 일을 한다고 했다. 난 속으로 HCI 는 과학이 아니라 공학이라고 생각했다. 나름 뭔가를 밝혀 내는 과정은 과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하려는 HCI 는 세상사람들에게 필요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서 세상을 이해하는 노력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나 밝혀내는 것들이 과학일지 몰라도 처음 부터 응용을 고려해서 시작한 HCI는 공학이라고 생각했다.

난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내 호기심의 대상들은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인 것 같다. 현상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래서 이것이 우리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 보다 세상에 필요한게 무엇인지를 찾는 것을 우선 하는 것 같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에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상에서 하단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응용 수준을 좋아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소프트웨어를 기술의 대상이 아니라 도구라고 생각했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은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상의 하단 부분의 기술 보다는 응용 부분의 기술을 다루는 것을 좋아 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하는 것을 더 좋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그래서  HCI 에 발을 내 디딘 것이 아닌까 싶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의미와 다른 의미인지 모른다. 내가 정의한 과학과 공학의 차이를 그대로 믿으면 사회에서 왕따 당할지 모르고, 시험에 나오면 틀릴지도 모른다.

과학을 좋아 하는 사람이 있고, 공학을 좋아 하는 사람이 있다. 무엇이 더 나은 가는 아니다. 사람 마다  가치 기준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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