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색 신호등에 대한 고찰


4월 20일 부터 국제 표준을 맞추기 위해서 일단 시범적으로 3색 신호등을 서울시내 일부 교차로에 설치 했다고 한다. 도로교통법에 의한 빈 협약이라고 하는데, 한국은 가입도 안했고, 유럽처럼 자동차로 다른 나라를 바로 여행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도로 상황이 다른 우리나라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잘 이해가 안간다. 벌어진 이유가 이해가 가기도 하다^^.
이런 이유와 별개로 신호등 자체만 생각해 보았다.
아래 그림은 3색 신호등이다.
핵심 컨셉은 “좌회전과 직전 신호등을 구별하고, 자기 차선에서 빨간색은 서고, 녹색은 진행해라” 인것 같다.
 
3색 신호등에 대한 고찰
 
아래 그림을 보면 논리적으로 이해가 간다.
 
3색 신호등에 대한 고찰

(그림 출처: 경찰창 블로그)

 

사람들은 2개의 신호등을 다 본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차선에 있는 신호등만 보는게 아니라 둘 다를 보게 된다. 직진 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차선을 바꾸거나 그 반대의 상황에서도 신호등을 보고 보게된다. 아니 직진을 한다고 해도 신호등을 보게 된다. 도로 공중에 매달려 있는 신호등이 좌회전과 직진차로에서 따로 보이는게 아니라 같이 보이게 된다.
직진을 하건 좌회전을 하건 사람들은 신호등을 보게 된다.
그게 만든 사람이 “이건 좌회전용이고, 이건 직진용” 이라고 주장하건 말건 말이다.
경찰청 블로그에 3색 신호등 보는 방법이 있다.
 
3색 신호등에 대한 고찰

(출처:경찰청 블로그)

 

“빨간화살표일때에는 가지말아라” vs. “녹색일때에는 가라”

신호등 2개가 다 보이게 되니 사람들은 헷갈리게 되고, 여기에 경찰은 이렇게 얘기한다.

“경찰은 “빨간색 화살표가 켜져 있을 때는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만 기억하면 불편과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빨간색 화살표가 켜저 있을때에는 가지말라고?
이것 보다는 “녹색불 일때에는 가라. 그것이 동그라면 직진, 화살표면 해당 방향으로” 가 사람들의 인지체계에서 더 나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진행 하려는 사람에게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하게 하는 규칙을 갖게 하는 것이 어떤 조건에서는 하지말라고 하는 것 보다 더 나은 것 같다.
이와 비슷한게 HCI 에 있는데, 인터렉션 디자인 가이드라인이나 원칙들이 “~ 하지 말라” 라고 되어 있어 ,사실상 인터렉션 디자이너(기획자)에게 “그럼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해?” 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지적이었고, 뭘 하지 말라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결하라는 것이 인터렉션 디자인 패턴언어의 장점이기도 하다.
 

사람은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 시각적 지각한다

3색 신호등에서는 빨간색 활살표에는 멈추고, 녹색 화살표에는 진행해야 해야 한다.
이걸 할려면 모양을 먼저 인지하고, 그런 다음 색깔을 인지해서 의사결정해야 한다. 시각지각분야에서 많이 동의된 부분은 부분보다는 전체로 인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냥 빨간색 화살표가 보이게 되고 경찰은 빨간색 화살표에는 가지마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논리적으로는 화살표들이 있고 여기에 색깔이 있어서 색깔별로 구별해라가 맞는 것 같지만, 문제는 그 옆에 동그런 직진 신호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없다가 켜지는 녹색 화살표가 더 빠르게 인지할 것이다

모양이 아니라 색깔로만 구별하라는 것인데 시각적 지각 속도 측면에서도 보면,
“화살표를 인지하고 그런 다음에 색깔을 인지해서 멈출지 갈지를 결정해라” 와  “녹색 화살표가 켜지만 그 방향으로 진행해라” 와 어떤 것이 시각적 지각이 빠르고 의사결정에 빠를까?
빨간색 화살표에 불이 들어와있다가 녹색화살표에 불이들어오는 것을 시각적으로 지각하는 것 보다, 아무것도 없다가 녹색화살표에 불이 들어오는 것이 시각적 지각 시간이 짧을 것이다.
어느 시각지각 교수님의 말이 기억나는데 , “눈 앞에 있는 것은 있다가 없는 것이나 없다가 있는 것과 같은 블링크에 자동반응하고, 옆에서 뭐가 움직이는 것에 시각적으로 자동반응한다”  이건 힘없는 인간이 눈이 앞에 달려 있어서 적을 인지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된다고 한다.  웹 사이트 아이트래킹 해봐도 배너들이 깜빡거리는 것에 자기도 모르고 눈이 갔다 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운전을 할 때에 멀리 봐라

바로 앞에 있는 차가 아니라  두세대 앞의 차의 흐름을 보고, 바로 앞의 신호등 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신호등도 보라고 한다.  교통의 흐름을 보고, 신호를 보고 이에 미리 대응하라는 것이다.
가끔 내 앞의 신호등 뿐만 아니라 저 멀리 신호등이 모두 녹색불일 때가 있다.  이럴때면 “내 인생도 이렇게 녹색불만 쫘악 켜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때도 있다.
그런데 3색 신호등이 도로에 쫘악 갈리면 멀리 보이는 신호등에  빨간색과 녹색 불빛이 항상 동시에 보일 것같다. 물론 왼쪽판과 오른쪽 판을 구별해서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
결론은… 3색 신호등이 우회전 표시등의 장점도 있겠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니 뭐니 하면서 3색 신호등 하지 말고, 그래서 돈들이지 말고, 기존 4색 신호등에 큰 문제가 없고 오래된 약속이고,  고장나지 않았으면 고치지 말자.
도로 체계에 대한 태스크적 문제나 신호등이라는게 언어처럼 사회적 약속이거나,  국가경쟁력 강화발제를 하라고 해서 했다거나 하는  부분은 제외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국내의 4색 신호등과 맨하탄과 같은 곳의 3색 신호등을 경험해본 사람이 있다면 비교해서 설명을 들어봤으면 좋겠다.
지각심리나 시각지각에 대해서는 인지과학 개론이나 시각전공하신 교수님한테 수업시간에 잠깐 들은게 전부라 미천한 지식이지만,  그냥 이 주제를 생각해 보려고 별로 논리적이거나 정리도 안되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다.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 위에 언급한 내용중 틀린 것이 있으면 지적해주면 감사하겠다.
웹 사이트에서 인터렉션 디자인이 이상하면  열좀 받고 안쓰면 그만이지만, 교통시스템은 다르다. 목숨이 달려있다. 직진후 좌회전으로 신호순서가 바꿔도 헷갈릴 마당에 신호 자체가 바뀌면 우짜냐 말이냐.
데이타베이스 설계할때 처음에 노말라이제이션을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마지막에 성능과 스케일을 따져서 디노말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인터렉션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메뉴 구조를 이상적인 기준으로 만들지만 실제로는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이나 전략적으로 강조할 메뉴가 상위로 나오기도 한다. 경험이 없는 초보 인터렉션 디자이너는 이론적인 디비 노말라이제이션처런 논리적으로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지금의 4색 신호등은 좌회전과 직진 신호가 따로 설계되지 않아서 논리적으로 불완전하고 우회전 신호가 없는 문제가 있지만, 실제 사용상황에서는 보야 할것은 잘 보이고 약속을 바꿀 만큼 큰문제가  없는 실질적인 결과일지 모른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3색 신호등 보는 방법을 배우려면 여기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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