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서비스와 마중물


카페 같은데에 커뮤니티를 처음 만들고 나서 사람들이 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온라인 소셜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초기에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참여할까?
내 경험을 정리하면 이렇다.
온라인 커뮤니티 마중물
한국HCI연구회 포럼 
98년에 한국HCI연구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perl 로된 아라곤 소스코드를 수정해서 회원 가입해서 글을 쓰고 수정하는 포럼을 만들었다. 그리고 초기 멤버 몇명이서 이 커뮤니티를 운영해 갔다.
물론 한달에 한번 정모를 하고 스터디 모임을 했는데, 오프라임 모임을 서울에서만 했기에 전국에서 참여할 수가 없었고, 나는 UI에 대해서 뉴스그룹 처럼 질문하고 답을 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처음에 사람들은 포럼에서 글을 잘쓰지 않았다.
처음에 나랑 다른 한명, 그리고 가끔 3명이 바람잡이 노릇을 하기로 했다.
내가 질문을 올린다. 그리고 메신저로 댓글을 쓰라고 한다. 그럼 나는 거기에 또 댓글을 단다. 내가 어떤 정보를 올린다. 그리고 메신저로 다른 사람에게 댓글을 다라고 한다. 나는 거기에 댓글을 단다. 3명이 메신저로 되면 다시 3명이 이 작업을 한다.
그럼 사람들이 3번때, 또는 4번째 댓글을 달고, 또 원글을 올리기도 한다.
포럼에 논의되기를 바라는 내용들을 제시하고, 온라인에서 글을 쓰거나 댓글을 쓰기 뻘쭘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바람잡이 또는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이다.
나 없이  HCI연구회가 잘 돌아가도록 아예 관여를 안하려고 했고, 그러면서 연구회 홈페이지는 없어졌고, 포럼은  포탈 카페로 넘어갔다. 내 기억에 웹 호스팅해서 쓴 연구회 포럼에 4,500명 정도 회원이 있었던 것 같다.
난 커뮤니티 서비스 가이는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새로운 온라인 커뮤니티에 3명이면 초기에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는 PC통신때에도 그랬었다.
 
회사  KMS
회사의 팀도 내가 원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런 식으로 실험을 해본적도 있다. 바로 팀 KMS 사용하기 이다.
그냥 지식을 쌓아 놓는 시스템이 아니라,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냥 회사 생활을 하면서 기록하는 곳이다.  그래서  처음 부터 새로 시작하지 않고 이미 이전 사람이 해 놓은 것에서 시작하도록 말이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습관이 들어야 한다. 도구가 먼저가 아니라 일이 내용이 먼저이므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규칙을 다시 정리하고, 절차를 정리했다.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다시 그 도구의 특징을 이용해서 일하는 방식을 더 좋게 만든다.
나도 그렇고 처음에는 다들 습관이 안되어 있다. 밥 먹기 전에 디지탈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시간을 들여 사진 편집을 하고 블로그에 올리지만, 자기가 일하는 것에 대한 기록은 잘 하지 않는다.
내가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고, 내가 먼저 프로젝트 코드별 게시판에 글을 쓴다. 그리고 다른 팀원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한다. 직접 얘기를 듣지 않은 다른 팀원은 게시판에 있는 것들을 보면서 자기도 그렇게 한다.
시간이 걸렸다. 지식경영이나 지식관리시스템 적용의 어려운 점은 자기가 머릿속에 들고 있는 암묵적인 지식을 명시적 지식으로 꺼내게 하는 것인데, 나 그보다 더 어려운점은 사람들에게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것 같다.
업무 프로세스로 만들어서 해야 하는 것도 좋지만,  잘한 사례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좋은 점을 느끼게 하고,  사람들이 KMS에서 어떻게 쓰는지를 보면서 각자도 따라하면서 습관이 붙는 것 같다.
 
가족 커뮤니티 쓰기 
이번 설에 4년 넘에 써왔던 가족 채팅/사진방을 홧쓰앱에서 밴드앱으로 옮겼다. 아이팟터치가 막 들어왔을때 부터 0.99 달러 홧스앱을 사고, 가족들에게 아이폰을  사게해서 쓰던 가족 대화방/사진방 이었다. 친가/처가 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밴드에 글이나 사진을 안올렸다.
예전 처럼 내가 글을 올리고, 동생에게 문자 보내서 댓글 다라고 했다. 동생에게 문자 보내서 사진 올리라고 했다. 하룻만에 다른 가족들이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지인 모임 밴드를 하나 더 만들었다. 첨엔 아무도 글을 안썼다. 가입이 되었다는 메시지에 환영 스티커로 댓글을 달았다.친구에게 문자를 보내서 댓글을 다라고 했다. 다른 친구가 그걸 보더니 다른 환영 스티커를 달았다. 좀 지나자 새로운 친구가 가입을 하면 그 메시지에 스티커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하늘 쳐다보기 실험
사람들은 따라 하는 것 같다.
문득 애시의 동조 실험을 응용한 실험 중,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도 하늘을 쳐다보는 실험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집단의 행동에 동조한다고 한다. 이때 씨드가 3명 정도면 좋다고 한다. 다수의 행동기대치에 부응하려는 일종의 압력을 받는다고 한다.
애시의 동조실험은 틀린 답인데 다수의 행동에 굴복한다는 것인데,  하늘을 보는 실험은 틀린 답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다수에 의해 동조하는 것 이 아니라 바람잡이, 마중물, 따라하기 같은 효과 같다.
내 경험으로는 2~3명이 열심히 온라인에서 마중물을 넣어주면 어느정도 활성화가 되었던 것 같다. 이게 지속가능하게 하는 일은 또 다른 열정이 필요한 것 같고…
 
소셜 서비스와 마중물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커뮤니티를 처음 만들었을때, 사람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물론 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고,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대상이나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요즘은 커뮤니티 라는 표현 보다는 소셜이란 표현이 많은데, 어쩌면 관점이 커뮤니티는 집단을, 소셜은 개인을 중심으로 보는 것 같다.
 
1. 잘 쓰고 있는 다른 사람들
소셜서비스 활성화의 마중물은 사용자가 들어왔을때 이미 사람들이 쓰고 있고 ,어떻게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하거나, 사용자가 사용할때 반응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 같다.  마케팅적으로 유명인을 데려오거나,  바이럴 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 미리 베타 테스트 같은 것으로해서 씨드를 많이 만들어 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2. 내 행동에 대한 반응
그리고 사용자가 그 그릇에 뭔가를 채워넣은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잘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같다. 내 맘대로 웹 2.0의 심리에 따르면 사람들은 뭔가에 대해 인정받고 싶고 반응을 받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만든 사람들은 돌아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의 쓴 글에 반응을 해주러 다닐 수도 있을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프로그램과 데이타로 구성된다. 전형적은 소프트웨어는 워드나 이메일 프로그램처럼 무엇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만 있었고, 사용자는 사용하면서 데이타를 쌓아 갔고, 프로그램의 영역은 데이타가 아니라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 자체였다. 그러나 커뮤니티서비스는 무슨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만 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데이타가 같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 그 데이타를 바로 사용자가 쌓는다.
 
요즘은 버티칼 소셜 서비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찌 보면 그릇만 제공하고 그 안에는 사용자가 채워넣어야 한다. 카페 같은 집단의 공간이건, SNS  처럼 개인이 중심으로 다른 사람들과 활동을 하건 간에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선례가 있고, 이를 따라 할 수 있고, 나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전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그냥 그릇만 만들어 놓으면 사용자가 알아서 쓰고, 우연히 티핑 포인트를 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초기에는 이런 바람잡이 또는 마중물이 필요한 것 같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는 삶을 살아가는 도구이다. 도구가 먼저인지 사람의 행동양식이 먼저인지는 이제 닭-달걀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 여전히 많은 도구는 사람과 사람의 삶을 투영한다.  실제 세상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도구 자체가 아니라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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