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경영, 디자이너의 눈으로 보라’ 에 반대
카테고리: HCI | 태그: conference, design, hci, ideo, innovation, research, user research, user-centered, visual design
동아일보 2007년 5월 26일자 기사로, ‘혁신경영, 디자이너의 눈으로 보라’ 가 있습니다.
5월 17, 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일리노이공대(IIT) 디자인연구소가 주최한 디자인 전략 컨퍼런스의 의 발표 내용을 기사로 만든 모양입니다.
이 기사는 시장 조사의 사용자에게 묻는 조사 방법이 아니라 사용자를 관찰하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여러 번 쓴 이슈이기는 하지만 시장조사 기법을 제대로 사용하면서 그러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컨퍼런스는 재미 있는 내용이 많을 것 같습니다. 참석하신 분이 있으시면 공유해 주시면 좋겠네요.
화두는 ‘기업의 성공을 고객탐구에 건다’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The Art of Innovation’ 책에 나온 예를 들었습니다. 제가 사용자 연구에 대해서 소개할 때 쓰는 예이기도 합니다.
P&G는 오랫동안 어린이 칫솔을 ‘작은 어른용 칫솔’처럼 만들어 왔다. 한 디자인 업체가 1990년대 말 오랄B 칫솔의 제품 개선을 의뢰받았다. 이 업체가 한 일은? 디자이너들은 꼬마 사용자들의 집을 방문했다. 이들은 어린이들이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 전체로 손잡이를 잡고 양치질을 하는 걸 발견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들은 끈끈한 고무를 사용해 손잡이를 굵게 만들었다. 고객 관찰을 통해 통념을 뒤엎은 결과 판매는 2배 이상 늘어났다. 디자인업계에선 전설처럼 내려오는, 혁신디자인의 선두주자 IDEO(아이디오)의 성공사례 중 하나다
첫 연설자로 나온 짐 해킷 스틸케이스 대표는 이를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라고 불렀다. 단순히 제품의 겉모습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고객에게 최적화하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뜻이다
디자인인 이런 뜻이었나요?
디자인이 설계의 의미로 그런 뜻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디자인이 그런 뜻인지 몰라도, 아니면 우리나라의 디자인 현실이 그런지 몰라도 최소한 제가 느끼는 디자인은 디자~인 입니다.
디자인 사고는 뭔가를 시작적으로 표현하는 비주얼 사고이지, 위에서 말한 사고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국민대학교의 윤호섭 교수님 이 회사에 오셔서 강의를 하셨는데, 그 교수님도 “우리 디자~이너들은 시각적인 것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습니까”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제가 여러 나라의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한 것도 같았습니다.
미국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니즈를 파악해서 제품을 설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디자인의 핵심적인 역할은 비주얼적 표현 역할을 합니다.
저는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마케팅과 유저리서치의 역할로 규정합니다. 디자~이너는 그 데이타를 받아서 시각적인 사고를 통해서 시각적인 것들로 표현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어떤 학교의 디자인과는 디자인을 디자~인이 아니라 디자인으로 포지셔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디자인관련 대학은 대학 입학할 때 그림 얼마나 잘 그리는지 실기 시험을 하지 않나요?
그리고 대학과 디자~인 학원에서 디자~이너들은 어떤 교육을 주로 받을까요?
사회심리학? 시장조사방법론? 인류문화학연구? 실험방법론? 시지각이론? 마케팅? HCI 이론이나 인지과학등을 배우나요?
배우는 하나의 과목일 수는 있어도 그것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혁신 경영은 ‘디자~인 중심’이 아니라 ‘고객 탐구와 여러 분야의 협업 중심’
사용자 중심의 제품/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 중심으로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여러 분야가 같이하는 작업입니다.
위의 오랄B의 사례는 디자~이너가 혼자 한것이 아닙니다. IDEO의 사용자 연구를 하는 인류문화학자가 행동 관찰을 통해서 현상을 찾아냈고, 이를 여러 사람들의 브레인스톰을 통해서 해결 했다고 합니다. 만약 전통적인 디자~이너였다면 색상이나 모양에 관심이 있었을 것입니다.
디자~인 관련 컨퍼런스여서 기사의 제목을 디자인을 강조한 것으로 뽑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좀 경력이 된 디자~이너가 인터렉션 설계나 마케팅,비지니스, 사용자 연구등으로 관심을 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완전히 전향할 수 있는 사람말고 전형적인 디자~인을 얘기합니다.
‘혁신 경영을 고객의 눈으로 보라’ 는 가능한 말 같습니다.
컨퍼런스의 화두인 ‘기업의 성공을 고객탐구에 건다’ 그 자체에는 동의합니다.
디자~이너의 눈으로 보면 오히려 제품과 서비스의 시각적인 면에서도 사용자의 눈 높이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직도 디자~인을 작업을 디자이너만 알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으니깐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상품 개발, 인터렉션 설계, 프로그래밍 다 마찬가지 입니다. 제품과 서비스는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해야 하고, 만든 사람들의 작업에는 사용자 피드백이 들어가야 합니다. 자기가 가장 사용자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제품은 실패의 시작입니다.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통한 경영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 중심의 아니라 사용자 연구를 통해서 고객의 눈으로 보고, 고객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모든 개발 역할들의 협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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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스피커가 ‘디자~인’을 ‘아티스틱 artistic 디자인’이라고 써놓은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미적 디자인’ ‘예술적 디자인’이라고 해도 좋겠지요. 근데 참 오랫만에 코멘트 달아보네요. ^^
네이티브 스피커가 ‘디자~인’을 ‘아티스틱 artistic 디자인’이라고 써놓은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미적 디자인’ ‘예술적 디자인’이라고 해도 좋겠지요. 근데 참 오랫만에 코멘트 달아보네요. ^^
저도 요즘에 드는 생각인데 디자인하면 우리는 예술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강하고 외국은 design(설계) process를 의미하는 것같아요. 안과 바깥의 컨텐츠가 따로 존재한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
anyway 생각하면 할수록 오리무중이 된다는…
저도 요즘에 드는 생각인데 디자인하면 우리는 예술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강하고 외국은 design(설계) process를 의미하는 것같아요. 안과 바깥의 컨텐츠가 따로 존재한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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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봤습니다.
전 요즘 Design의 영역은 세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영역에서 커지기도 하고 또는 어느 영역을 잡아먹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Design이 설계의 영역으로 혹은 아트의 영역으로서 존재하던 고유의 모습이 사람이 생각하고 생활하는 모든 분야에 걸쳐진 영역을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접수(?)해 가는 것이 요즘의 진화된 Design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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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요즘 Design의 영역은 세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영역에서 커지기도 하고 또는 어느 영역을 잡아먹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Design이 설계의 영역으로 혹은 아트의 영역으로서 존재하던 고유의 모습이 사람이 생각하고 생활하는 모든 분야에 걸쳐진 영역을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접수(?)해 가는 것이 요즘의 진화된 Design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저도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학교다닐때 교수님께서 저희한테 하시던 말씀은
예술하지 말아라.. 였습니다.
그때는 정말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햇는데
왜 우리가 예술하면 안되는지도 몰랐고..
ui설계 업무를 하는 지금은 조금은 이해가 가네여 ^^
한국 디자인대학도 어서
예술이 아닌 디자인을 하는 분위기가 되야할텐데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여 ^^;;
저도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학교다닐때 교수님께서 저희한테 하시던 말씀은
예술하지 말아라.. 였습니다.
그때는 정말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햇는데
왜 우리가 예술하면 안되는지도 몰랐고..
ui설계 업무를 하는 지금은 조금은 이해가 가네여 ^^
한국 디자인대학도 어서
예술이 아닌 디자인을 하는 분위기가 되야할텐데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여 ^^;;
먼저 저는 디자인 전공자로서 님의 생각이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디자인을 제대로 공부한 학생이라면(최소한 제가 다닌 학교에서는) 디자인을 님이 말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껍니다. 또한 “오랄B의 사례는 디자~이너가 혼자 한것이 아닙니다”라고 단언을 하시는 부분도 사실은 님 스스로가 디자인이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그러한 생각에 갖혀 있기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제가 다닌학과에서 산학협동으로 치솔을 디자인할때, 단순히 컬러나 미적인 관점은 매우 부수적인 부분이었기때문입니다. 사용자를 관찰하고 그들의 본질적인 니즈를 통찰하는 것이 성공적인 디자인의 핵심이었기 때문이죠. 아무튼 님께서 말씀하시는 의도와 현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나, 님의 선입견에 기초한 단언이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이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통한 경영 혁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바로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을 하려는 디자이너들의 사기를 꺽는 것이 될수도 있다는 점이 매우 아쉽게 생각됩니다.
먼저 저는 디자인 전공자로서 님의 생각이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디자인을 제대로 공부한 학생이라면(최소한 제가 다닌 학교에서는) 디자인을 님이 말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껍니다. 또한 “오랄B의 사례는 디자~이너가 혼자 한것이 아닙니다”라고 단언을 하시는 부분도 사실은 님 스스로가 디자인이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그러한 생각에 갖혀 있기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제가 다닌학과에서 산학협동으로 치솔을 디자인할때, 단순히 컬러나 미적인 관점은 매우 부수적인 부분이었기때문입니다. 사용자를 관찰하고 그들의 본질적인 니즈를 통찰하는 것이 성공적인 디자인의 핵심이었기 때문이죠. 아무튼 님께서 말씀하시는 의도와 현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나, 님의 선입견에 기초한 단언이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이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통한 경영 혁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바로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을 하려는 디자이너들의 사기를 꺽는 것이 될수도 있다는 점이 매우 아쉽게 생각됩니다.
정선규님/ 댓글 감사합니다.
먼저 오랄비의 사례는 art of innovation 책에서 에쓰노그랙 리서처와 디자이너의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리서치와 디자인의 전문성을 구별한다는 것이겠죠.
예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이나 일을 더 잘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디자어너들의 목표라면 제 견해가 그 사기를 꺽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의 목표가 정말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에게 인식된 디자인이 무엇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게 헷갈려서 디자인과 디자~인을 구별해서 쓴답니다.
정선규님/ 댓글 감사합니다.
먼저 오랄비의 사례는 art of innovation 책에서 에쓰노그랙 리서처와 디자이너의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리서치와 디자인의 전문성을 구별한다는 것이겠죠.
예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이나 일을 더 잘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디자어너들의 목표라면 제 견해가 그 사기를 꺽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의 목표가 정말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에게 인식된 디자인이 무엇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게 헷갈려서 디자인과 디자~인을 구별해서 쓴답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도비호님! 좋은 의견 잘 보았습니다. 제 생각을 조금 더 추가하자면요. 사실 좋은 디자인이란 도비호님의 표현대로 디자인 또는 디~자인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닐꺼구요, 그 둘다를 적절히 배합 또는 고려해서 결국은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수 있는냐일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과 디~자인의 구별보다는 사용자에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용자에 따라서 때로는 디자인이 더 중요할수도 있고, 어떤 경우는 디~자인이 중요할수도 있겠지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만나뵙고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도비호님! 좋은 의견 잘 보았습니다. 제 생각을 조금 더 추가하자면요. 사실 좋은 디자인이란 도비호님의 표현대로 디자인 또는 디~자인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닐꺼구요, 그 둘다를 적절히 배합 또는 고려해서 결국은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수 있는냐일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과 디~자인의 구별보다는 사용자에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용자에 따라서 때로는 디자인이 더 중요할수도 있고, 어떤 경우는 디~자인이 중요할수도 있겠지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만나뵙고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