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용도의 사용에서 잠재니즈 찾기

의도되지 않은 이용에서 패턴 찾기를 읽고 예전일이 생각나서 적어본다.

2004년도였던 것 같다. 이메일에 대한 글로벌 리서치를 했었다.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다음행로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리나라는 고 김대중 대통령 덕분에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높아 인터넷 사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었었다.  세계는 한국의 인터넷을 주시했었다.  제리양과 미팅을 한적이 있었는데 그는 내게 한국의 지식검색을 배우겠다는 얘기도 했었다. 물론 요즘의 국내 인터넷 행태는 국내보다는 미국에서 더 재미있는 시도가 많고 모바일웹은 우리보다 더 못사는 나라 보다 더 떨어지지만 그때 인터넷은 그랬었다.

사람들의 행동을 긴 시간 동안 보기 위해서 세미 에쓰노그래픽 스터디인 필드 스터디를 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다이어리를 쓰게 했고, 그중 선발을 해서 현장에 가서 생애인터뷰를 했다.

역시나 사람들은 유선전화와 휴대폰을 가장 많이 사용했고, 대학원생들과 직장인들은 메신저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메일이었다. 그당시 메일용량은 5M 였던것 같다. 직장인들이야 회사메일과 포탈메일을 사용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대학생들중에 포탈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1년에 1만원인가를 내면 한메일을 30메가를 사용할 수 있었던것 같다.

대학생들은 이메일을 커뮤니케이션 용도이외에 숙제나 조모임의 보관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교수님께 이메일로 숙제를 제출하는 학교가 있었는데 숙제를 하기 위해 대학생들은 조모임 같은 것을 했고, 조원끼리 자기가 한 숙제를 이메일로 주고받았다.

또 재미있는 것은 학교에서 보고서를 쓰다고 자기한테 첨부로 이메일을 보내놓고, 집에서  그 메일을 열어 숙제를 했다. 그리고 다시 자기한테 보내고 학교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전산실같은곳에서 인쇄를 했다. 학교에서 인쇄하면 공짜란다. 집에서 인쇄하면 종이값과 잉크값이 필요한데 말이다.ㅋㅋ

숙제를 제출하고 나면 그 파일이 보낸편지함에 있어 숙제를 보낸편지함에 보관하는 셈이었다.

요즘은 이런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2004년도 그당시 우리에게는 재미있는 현상으로 보였다.

우린 이걸 보았다. 그래서 나는 메일 용량을 늘리자고 했다. 사람들은 이메일을 원래 용도인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보관함으로 쓰고 있으니 말이다.

원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가 바로 잠재 니즈이니 이를 차별화 전략으로 삼자고 했다.

안되는 영어로 설득을 했고,그 후  어떤 세부적인 과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내부적으로 메일 용량을 5Mb에서 250Mb 로 늘리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그 후  2005년에 CHI 컨퍼런스에 갔다. 불멸의 이순신이 그때했었던가? 밤마다 컴퓨터로 호텔방에서 다시 보기를 봤었던것 같다. 근데 그때 zdnet 에서 구글의 gmail 이 1기가 용량을 주겠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날이 기억난다. 4월 1일이었다. 만우절이었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게 웬일이냐.

구글의 1기가 용량에 대한 이유는 간단했다.  사람들이 용량을 많이 쓰려고 해킹을 하는데 그걸 보니 사람들은 용량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단다.   구글 홍보팀  일 참 잘한다. 멋지기 까지 하다.

우리는 사람들의 사용에서 제품의 차별화 전략을 생각해 내고 어려운 결정을 했는데 이렇게 심플한 이유를 만들어 내다니 말이다.

물론 구글은 메일 시장에 이제 막 들어와서 차별화 전략으로 메일 용량을 잡았었을 수도 있다. 예전에 유니텔이 PC통신에 들어갈때 인터넷 사용을 1년간 무료로 하게 해준것 처럼 말이다.

어찌 되었건 gmail 은 부쩍부쩍 컸다.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이메일 시장에 대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제품의 원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서 잠재 니즈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 결과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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