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사용자 중심의 제품 개발을 위한 사용자 리서치’


지난주에 어느 대학의 심리학과 인지공학 학부 수업에서 특강을 했다.
제목은 ‘사용자 중심의 제품 개발을 위한 사용자 리서치’ 였다.

나는 학교 강의나, 돈주고 듣는 그런데서 강의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교 강의는 자격증이 없어서 못하고, 유료 강의는 한번 잘난척 하면 계속 잘난척 해야 할 것 같아서 아예 안한다. 남들은 퍼스널 브랜드니 뭐니 하는데, 난 게을러서 그런거 못한다.

다만 일년에 한 두번 정도, 아는 분이 강의하시는 수업이나 지인을 통해서 부탁하는 기업에서 특강 정도를 한다. 그 정도는 다른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을 것 같아서이다. 올해는 내가 거절하지 못하는 또 한명의 지인이 부탁을 했다.

발표를 안하다 보면 평소에 말로만 해서 공중에서 사라지고, 내 머릿속에서도 사라지는 것들이 늘어가는 것들을 본다. 그래서 요즘 드는 생각은 발표를 해야 겠다는 것이다. 아는게 있어서 발표를 하는게 아니라, 발표 때문에 한 것들을 정리하게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정리하고 하려고 한 것 중 하나는 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서 제품 개발에서 유저 리서치가 어떤 기여를 하고, 제품 개발에서 언제 어떤 리서치들을 이용할 수 있는가에 것이다.

마침 인지공학 수업을 듣는 학부생에게 HCI 와 HCI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자고 해서, 내심 이것을 정리해 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다만 대상이 학부생이므로 리서치 방법에 대한 자세한 언급 보다는 사용자 중심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와 사용자 중심의 제품개발과 제품의 성공과의 관계, 그리고 사용자 리서치 방법중 주요한 사례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구성했다.

사례들은 내가 생각하기에 회사의 보안적인 이슈가 없는 것 중에 사용자 리서치를 통해서 사용자 중심의 제품의 사례들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

특강을 통해서 나는 내가 준비하려고 하는 것 중 개론적인 것들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고, 학생들은 인지공학,HCI 가 제품개발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또한 우리 회사 제품이 얼마나 사용자 중심의 제품 개발을 위해서 사용자 리서치를 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마케팅팀에 부탁해서 기념품을 가져 갔는데, 가는 버스 안과 수업 중 내내 어떻게 정해진 갯수의 기념품을 학생들에게 줄 것인가를 고민했다. 마지막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결정했다. 다행이 가져간 기념품 갯수가 얼추 참석자 2배가 조금 넘어서 옆사람이나 같이 있는 사람들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한테 주는 것으로 했다. 이것이 이번 강의중 가장 힘든 것이었다.

나는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어떤 이론이나 개념을 받아 들일때 그 진원을 이해하고, 사례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이해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다. 원래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만큼,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을 이해하는데, 나는 기억력이나 이해력이 부족해서 나만의 통찰이 생기기 전까지는 아예 기억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학부생들에게 두 시간 동안 사용자 중심에 대한 개념과사용자 연구에 대해서 내가 이해한 생각을 이야기 했다. 인간공학에서 HCI, 인지공학, 경영학의 마케팅, 경영학의 전략, 제품전략 등 나만의 통찰로 쉽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잘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재미 있다는것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 봐서는 재미는 있었던 같기는 하다.

잊어 버리기 전에 내가 느낀 것이나 질문 한 것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필드 리서치에 참가자 섭외가 힘든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연구 윤리를 이야기 하면서 동의 없이 인터뷰 내용을 홈페이지 게재한 결혼정보회사,듀오 의 사례를 이야기 했다. 그런데, 학생 중 한명이 자기 친구가 비디오에 나왔다고 한다. 강의 중에 친구한테 바로 전화를 했는지 어쨌는지는 기억은 안나지만, 친구한테 이야기 하니 듀오홈에 나오고 있는지 몰랐다고 한다. 다만 듀오에 있는 아는 언니가 내부 자료로 사용한다고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참 세상 좁다. 또 이런 회사 때문에 사용자 리서치 하기가 힘들어 진다.

사용자 중심이란 개념을 역사와 여러 사례들을 설명했지만, 내가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중 하나는 "구글은 기술로 하는데, 구글은 사용자 중심이 아닌가요?" 였다. 나는 구글은 기술 중심의 엔지니어 회사이지만, 사용자 중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고, 그 방법으로 기술을 통해서 이를 달성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인간공학에서 HCI 와 지금의 사용자 경험까지의 역사를 이야기 해주었는데, 이것도 내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았다.
질문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HCI 의 학문적 근간은 어디인가요?" 라는 의미의 질문이었다.

나는 학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러한 정의를 잘 내리지 못하고, 권위도 없다. 다만 내 생각엔, HCI는 응용 수준에서는 전산학과 인간공학, 인지공학, 경영학, 디자인 등이고, 그 뒤에는 심리학과 철학, 인지과학 등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아직 학부과정이 없는 학제적 학문이기 때문에 한쪽 발이 다른 학문에 있고 나머지 한쪽 발이 HCI 에 있으므로, 잘 못하면 정체성을 잃어 버릴 수 있다. 더블 스페셜리스트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근간은 하나를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HCI 가 과연 학문인가에 대한 이야기 까지 갈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30년 전만 하더라도 전산학은 학문이 아니었다. 수학자나 물리학자들의 응용분야의 확장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 과학이라고 과학이라고 부르기도 하다. 물론 아직도 전산학이 공학이냐 과학이냐의 이슈는 남아 있다.

시대가 요청했던 안했던 간에 결과적으로는 HCI 라는 분야는 학계에서 응용 분야를 넓힌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제품을 보다 사용자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학문적인 배경이 있다면 바로 HCI 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용자 연구’란 용어를 HCI 에서 이야기 하는 ‘사용자 경험 연구 (User Experience Resaerch)’ 또는 ‘디자인 연구(Design Research)’, ‘유저리서치 (User Research)’ 뿐 아니라 마케팅에서 소비 중심의 마케팅을 할 때의 그 ‘소비자 조사’를 포함했다. 왜냐하면 마켓 리서치도 소비자 중심으로 접근하면 결국 소비자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연구란 용어를 이렇게 광범위 하게 사용하는 것은 HCI 와 마케텡 분야에서 이견을 제시할 지도 모르겠다. 작년에 한국HCI연구회에서 ‘유저 리서치 전략’ 패널 토의 를 진행하기는 헀지만, 어떤 영역에서 하던지 간에 내 입장에서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기술 연구가 아니라 사용자 측면을 연구하는것 뿐이다. 다만 유저리서치와 마켓 리서치이 점점 희미해져 가므로 이에 대한 구별을 할 수는 있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특강은 개론적인 측면이라서 사용자 중심의 제품 개발이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에 대한 이해 정도로 준비한 것 같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마지막 단계라고 하는데, 발표를 준비하고, 발표를 하고 나서 느낀 것은, 역시 내가 더 배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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