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난자의혹 문제로 배우는 연구 윤리

11월 24일, 황우석 교수의 `난자 의혹` 입장 발표가 있었다. 23일에 둘째를 낳기 위해 현준 엄마가 분만실에 들어갔다. 나는 분만 대기실에서 밤을 새면서 TV를 보았는데, 내내 이 이야기가 화제거리였다. 연구 윤리에 대해서는 올해 논문을 발표할 만큼 관심이 있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황우석 교수의 난자 의혹은 바로 연구윤리 분야에서의 이슈이다. 연구 분야에서의 윤리는 실험심리 보다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윤리와 임상실험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최근 생명공학이 발전하면서 생명윤리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황우석 교수의 난자의혹 문제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바로 헬싱키 선언이다.

헬싱키 선언이란
헬싱키 선언(WORLD MEDICAL ASSOCIATION DECLARATION OF HELSINKI: Ethical Principles for Medical Research Involving Human Subjects)은 지난 64년 필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세계의사협회(WMA) 제18차 총회에서 제정·채택된 의사윤리와 임상시험에 관한 기본적인 준칙이다.

헬싱키 선언 8조(번역)`의학 연구는 전 인류에 대한 존중심을 증진시키고 인류의 건강과 권리를 보호한다는 윤리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일부 실험군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특별한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경제적, 의학적으로 불우한 처지에 있는 피험자가 특히 필요로 하는 것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 동의서를 승인 또는 거부할 능력이 없거나 강제된 상황에서 동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또는 연구를 통해 아무런 개인적 이익이 없거나 연구와 치료가 병행되는 피험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 윤리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일차적 목적이다

신옥순의 <질적 연구의 윤리> (초등교육연구, 2001)의 눈문 내용 중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연구를 도덕과 관련없는 활동으로 연구자와 연구대상자는 각각 처한 위치에서 독립된 생활 영역을 가지고 있고, 각각의 영역에서 최대한의 자율성을 누리고 그영역을 지키고 보호받고자 한다. 이러한 가치 중립주의는 연구의 윤리에서 공리주의를 낳았다.. 이 공리주의는 윤리강령이라는 간편하고 확고한 지침을 낳았다. 이 연구지침은 일차적으로 연구자들의 입장과 행위가 그 정당성을 보장 받도록 해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연구윤리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연구는 연구 윤리를 지켜야 한다고 연구자들끼리 합의한 것이다. 사실, 연구윤리는 연구 강령 등을 만들어서 연구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의료 윤리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새로운 약을 개발 할 때 참가자에게 약의 효능등을 미리 알려주면 실험에 바이어스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 연구자는 의료윤리협회인가에 보고를 하고, 의료윤리협회는 의료회보지에 이 사실을 공지한다. 이것으로써 연구자는 책임을 회피하게 된다.

연구윤리가 먼저 일까, 아니면 연구원의 프라이버시가 먼저일까?

황교수 논란 `헬싱키 선언` 뭔가 기사를 보면

2004년 5월 < 네이처> 기자가 연구팀의 연구원 중 한명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다면서 제게 확인을 요청하였습니다. 저는 두명의 연구원에게 사실여부를 물어봤습니다. 그 분들은 난자를 제공했다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난자제공이란 여성으로서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고 제게 밝혔습니다. 저로서는 네이처 지에 당시에 본인은 몰랐지만 결국 연구원들의 난자가 제공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어야 했음에도 제공자 한명이 매우 강력히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된 연구원 난자 때문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답답하여 네이처지에 사실과 달리 답변하였습니다.

황교수는 난자 제공을 거절을 한적이 있고, 교수가 모른 상태에서 난자가 제공된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황교수는 여자 연구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 네이처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신이 황우석 교수였다면 윤리 문제에 걸리지 않기 위해 연구원의 난자 제공 여부를 네이처지에 보고했을까? 아니면 여자 연구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 하기 위해서 보고하지 않았을까?

헬싱키 선언에 근거해서 황교수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황교수가 연구를 통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거나, 연구책임자와 연구원의 관계에서 난자 제공을 강요한 적도 없다. 따라서 헬싱키 선언을 근거로 황교수의 난자 제공 이슈를 제공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더구나 연구 윤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황교수가 모르게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도 연구의 참가자이다. 따라서 참가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 황교수가 네이처지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나는 오히려 황교수가 연구윤리를 잘 지킨 것으로 생각한다. 황교수는 연구 윤리에 대한 규정을 몰랐다고 하더라고 기본적으로 윤리를 지키고 계셨던 것으로 생각된다.

제 3자의 의료윤리 단체에 보고했다면
네이처지에서 황교수에게 문제를 제기했을 때, 황교수는 난자 제공 사실을 그때 물어서 알았다고 한다. 앞서 의료윤리의 예에서 살펴보았지만, 만약 그때 제 3자의 어떤 윤리 단체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면 이런 문제가 크게 이슈화 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이름이 노출되었다면?

만약 난자가 거래되었다는것을 황우석 교수가 몰랐거나, 연구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 그랬다면 내가 생각하기에는 황교수에게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런데, ‘황우석 스캔들’, 여전히 남는 4가지 의혹 기사에서 구영모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는데, 기사를 보면 네이처지에 이미 연구원의 이름이 올라갔다고 한다. 이름이 올라갔다면 누군지는 대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구 교수는 “<네이처>는 이미 2004년 5월 연구원 난자 채취 의혹을 보도하면서 이미 연구원의 실명을 기재했다”며 “이미 신상이 공개됐는데도 불구하고 황 교수가 연구원 중 1명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또 “황 교수가 지난 19개월간 요구받아 온 답변은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는가 여부였다”며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 프라이버시 보호 운운한 것은 틀렸다”고 덧붙였다.

노벨상 후보감의 과학자도 연구 윤리를 몰랐다

난 이 글을 통해서 황우석 교수의 난자 의혹 이슈를 파헤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연구 윤리를 알고 지켜야 한다는것이다.

황교수 논란 `헬싱키 선언` 뭔가 를 보면 황교수가 연구 윤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황 교수측의 주장은 그러한 규정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24일 기자회견에서 “60년대에 나온 헬싱키 선언이라는 것이 있는지 몰랐고 지난해 5월 네이처誌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또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매 단계마다 세계 최초여서 눈덮인 들판에 처음 발자국을 남기는 것과 같았다”며 “윤리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고 잘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벨상 후보감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뜬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윤리를 몰랐던 것은 우리 과학 교육의 문제를 보여준 것이 아닌 가 싶다.

기업의 실무자도 연구 윤리에 무관심하다

학계도 그러한데, 실무에서도 어쩌겠는가. 의료 행위시의 이슈, 기업에서 제품 개발할 때 하는 FGI, 사용성 테스트, 에쓰노그래픽 리서치, 설문조사, 인터뷰 등의 는 연구들은 정도가 더 심하다. 학계의 심리학 분야는 많은 경우 대학생들이 연구의 참가자인 반면, 실무 기업 리서치는 일반인이 대상이다. 따라서 더욱 연구 윤리를 지켜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아직 사람들이 그런데 신경안써 하면서 연구에 관한 후진국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며 넘어갈려고 한다. 그게 사회적을 터진것이 연예인 X 파일 사건이다. 동의 없이 인터뷰 내용을 홈페이지 게재한 결혼정보회사,듀오 글에서와 같이 사용자의 동의없이 홈페이지이 올리는 일도 있다.

학계에서는 연구강령을, 국회는 법안을, 대학에서는 연구 윤리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

생명윤리에 대한 법안도 참 이상하게 되어 있다. 이 문제는 일단 여기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지만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연구윤리를 알아야 하고, 지켜야 한다. 그리고 황우석 교수가 지적했듯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켜야 한다.

특히나 사람을 상대로 하는 연구를 하는 심리학, 의학, 사회학 등을 하는 사람이라면 연구 윤리에 대해서 알고 지켜야 하고, 대학에서는 윤리에 대해서 가르쳐야할 것이다. 작년에 연구 윤리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조사해 보니, 생명윤리에 대해서는 법안및 연구강령이 있기는 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법적인 규정도 없고, 대학이나 학회에서 연구 강령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곳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미국 심리학회나 영국 심리학회, ACM 의 SIGCHI 에 자체 윤리 강령이 있고, 미국의 어떤 대학들은 대착 자체내에 연구에 대한 윤리 강령을 만들고 지키게 하고 있다. 심지어는 UPA 라는 사용성 전문 집단에도 윤리강령 초안을 만들었다.

나는 최소한 HCI 분야의 연구 강령을 만들어서 지키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연구 강령이라는 것이 내가 만들어서 지키게 하는 성질이 아니다. 어차피 연구자들을 지키게 하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니, 연구를 하는 학계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구 윤리에 대한 시작으로 설명 동의 (Informed Consents)에 대해서 어떻게 지켜야 할지를 올해 2월달에 사용성 테스트 윤리에 관한 연구 – 설명 동의를 중심으로” 논문을 발표 했다. 그때 마침 연예인 X 파일 사건이 터진 뒤라서 내 윤리에 대한 논문은 시기와 맞았다. 발표하고 나서 내 세션의 좌장 교수님께서 HCI 학회 차원에서 추진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다. 나는 실무자이니 학계에서 진행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대신 나는 한국HCI연구회를 통해서 실무에서 이러한 윤리강령을 만들고 지켜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연구 윤리는 연구 결과를 제대로 나오게 해 준다

황우석 교슈의 난자 제공 이슈로 인해서 연구 윤리가 연구 성과에는 관계가 없고, 지키지 않았을 때 문제로만 되는 것으로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연구 윤리는 연구자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참가자도 지키는 것이다. 생명공학의 연구 윤리는 참가자의 생명과 관련되어 있지만, HCI 분야의 사용성 테스트와 같은 실험실 연구나, 필드 리서치와 같은 인류문화학적 연구는 연구자의 윤리는 참가자를 보호하기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연구 결과를 제대로 나오게 할지 못나오게 할지를 결정 짓는다.

사람 뿐 아니라 동물도 포함해야 한다

참가자가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황우석 교슈의 난자의혹 이슈에서 혹시 사람에게만 해당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대상이 동물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는 매년 실험동물 위령제를 지내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도 실험동물 위령제 등 동물을 상대로 하는 실험을 하는 곳에서는 실험동물 위령제를 지내기도 한다. YTN의 실험동물 고이 잠들라… 보도를 보면 비석을 만들어서 위령제를 지내기도 한다.

연구 윤리는 연구자가 참가자에 대해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

연구 윤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을 말한다. 참가자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면 윤리 규정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규정들을 실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돌아보자

이러한 연구윤리 문제는 사건이 터져야 관심이 되고, 그리고 잊혀진다. 연예인 X 파일 사건 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 정도 제기가 되었고, 헌법의 기본법 측면에서 새로운 법안 마련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찾아봐야 할 만큼 알기가 어렵다. 이제는 다 잊혀졌으리라. 황우석 교수 ‘난자채취’ 윤리논란 은 국보급, 노벨상 후보 등의 칭송을 해온터이고, 생명과 관련된 것이므로 더욱 세간에 이슈가 되고 있다. 제발 바라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기는 하지만, 이기회에 연구 윤리에 대한 법안을 제대로 마련하고, 모든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동시에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내가 참가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 생각엔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하는 TV 프로그램들이 문제이다. 피험자라고 부르는 것을 오히려 더 과학적인 것처럼 느낀다고 생각한지 모르겠다. 그러나 피험자란 표현은 사람을 연구에 참여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험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다.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하거나 관찰을 해서 공중파로 적날하게 보여주는 KBS의 스펀지 나 랭크특급, 그것이 알고 싶다, 최근 에쓰노 그래픽 리서치를 하면서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등의 프로그램들의 담당자들은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있는지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들을 보다 보면 개인의 프라이버시, 자기결정권등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가끔 본다. 기회가 되면 이 프로그램들의 문제들을 지적하도록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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