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리서치 전략’ 패널 토의 후기

지난 주 금요일에 한국HCI연구회 11월 정기 모임으로 유저 리서치 전략 패널 토의가 있었다. 씽크유저의 서진원 팀장과 PXD의 이재용 사장을 패널로 모셨고, 내가 토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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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은 패널이 각자 발표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참석자들의 질문으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7시 15분에 시작해서 9시 30분에 끝났다.

이 패널 토의는 BayCHI 에서 있었던 유저 리서치 전략 패널토의 를 보고 기획을 한 것이다. 두 달 전 부터 유저 리서치를 하는 회사를 찾았다. 이번에 찾으면서 알게 된 것인데, 유저 리서치를 서비스 하는 회사는 몇 회사가 안되었다. 게다가 마켓 리서치 회사 처럼 보고서를 산출물로 내는 회사는 씽크유저와 팀인터페이스 밖에 없는 것 같았다.

팀인터페이스는 여러번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서 패널로 모실 수가 없었다. 우리 UED 한테 물어보니 바이널은 내부 적으로는 하지만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회사에 들어온 디스트릭트 직원한테 물어보니 마찬가지였다. 한 회사 밖에 구하지 못해서 패널 토의를 못하게 될까봐 내심 걱정을 했다. 패널 토의를 포기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PXD의 이재용 사장님의 전화가 왔다. PXD도 유저 리서치를 패널로 참여하고 싶다고 하셨다. PXD 덕분에 패널을 두 업체로 구성할 수 있었다.

패널과 같이 월요일에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면서 토의 주제에 대해서 논의를 했다. 나는 구체적인 방법론 보다는 유저리서치에 대한 개론적인 측면을 다루자고 제의를 했다.

  • 유저 리서치가 무엇인가
  • 왜 중요한가
  • 마켓리서치와 어떻게 다른가
  • 어떨 때 유저 리서치를 해야 하는가
  • 회사내 리서치팀과 아웃소싱할 때의 다른점은 무엇인가
  • 빠른 제품 개발 기간안에서 유저 리서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저리서처거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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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유저의 서진원 팀장이 씽크유저의 방법론 외에 위의 내용을 짧게 발표했고, 몇가지 내용은 참석자들의 질문을 통해서 다시 토론이 되기도 했다. 사실, 나와 패널들은 패널의 개별 발표 후에 참석자들이 질문을 안하거나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까봐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40명의 참석자들은 활발하게 질문을 하고, 토론에 참여해서 진지한 토론 되었다.

토론을 진행하고 나서 내가 느낀 것은 다음과 같다.

1. 사용성이 사용하기 쉬운 정도라고?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사용성에 대한 개념이 협의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참석자는, 사용성 테스트에서 참가자가 요금 얘기를 하면, 요금 말고 사용하기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말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마켓 리서치를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했다. 씽크유저의 서진원 팀장이 사용품질 (Quality of use) 이라는 개념을 사전에 설명했지만, 참석자들은 사용성의 정의를 사용하기 쉬운 정도라는 닐슨의 정의를 따른 사용성 테스트를 하고 있다. 왜 사용성 이란 말이 있고, 왜 사용자 중심이라는 말이 나왔는지를 이해한다면 easy of use 가 마치 사용성의 최종 목적인 것처럼 사용성 테스트를 하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2. 사용성 테스트가 유저리서치의 전부라고?
패널들은 여러가지 리서치 방법을 제시하였지만, 사전 협의를 통해서 이번 패널 토의에서는 방법론을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런데, 참석자들의 질문과 토론은 사용성 테스트가 유저리서치 전부라는 식이 되고 있었다. 마지막 질문을 한 어느 웹 에이전시의 디자인 팀장은 디자인팀은 사용성 말고 심미성에 대한 부담이 크고, 사용성 테스트 후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비주얼 디자인에 대한 리서치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고의 범위를 넓혀 주는 유저 리서치 포스트에서 간단하게 밝히기는 했지만, 유저 리서치는 제품을 디자인 하는 사람에게 사용자와 제품을 이해하고, 제품을 사용자가 가치있고, 사용하기 쉽고, 사용하고 싶게 만들 수 있도록 제품 개발에 인사이트(insight)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유저리서치의 범위는 제품을 성공하기 위한 기획, UI, 디자인, 시스템 성능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리서치를 하는 것이다. 사용성 테스트를 사용하기 쉬운 정도라고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고, 유저 리서치도 사용성 테스트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3. 제품 개발시 리서치의 역할이 아직 자리잡고 있지 않았다
이번 패널 토의를 통해서 기업내의 유저리서치팀의 고민이나 리서치 에이전시들의 방법론 고민을 할 만한 시기가 아직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한 것 보다 제품개발에서 유저 리서치를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리서치가 제품생명주기에 포함되어 있지않는 것 같았다.

나는 유저리서치의 범위를 규명할 때 마켓 리서치와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패널 토의 주제에 넣었다. 왜냐하면 제품을 개발 할 때에 유저리서치와 마켓리서치가 겹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야후!나 Adobe, 마이크로소프트, 인투이트, 이베이 등의 회사를 포함해서 제품 개발에서 리서치가 기본으로 자리 잡은 기업에서는 마켓리서치와 유저리서치의 영역 규명 때문에 리서치 카운셀이 생길 만큼 기업내에서 리서치 조직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패널토의에서는 유저리서치를 다른 리서치 조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규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제품 개발에서 리서치가 역할을 아직 제대로 자리잡고 있지 않고 있어서, 다른 리서치 조직간의 갈등이 있어 보이지 않은 것 같았다. 뒷 풀이에서 만난 어느 은행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서 느낀 것은, 오히려 처음 유저리서치 조직을 세팅하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 보였다.


유저 리서치의 포지셔닝도 위험하다
UI 조직은 어떤 형태로든지 기업내에서 조금씩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vs. 설계 포스트에 쓴 처럼 UI를 디자인하는 것인지, 설계하는지에 따라서 조직에서의 위치가 좀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디자인 팀에 비주얼 디자인과 같이 있던지, 아니면 UI 기획이라고 해서 기획조직에 있던지 간에 그래도 인터넷 업계와 모바일 업계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는 것 같다. 처음에 UI 라는 말이 이슈가 되었을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UI가 화면 디자인에만 포커싱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유용하고 가치 있는 것을 주는 것을 UI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 좀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UI는 전통적인 UI 이고, GUI는 비주얼 디자인이라고 하는 이상한 용어가 통용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UI 디자인이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UI 디자인이란 이름의 역할은 일단 포기하고 유저리서치란 새로운 이슈를 제기해서 자리를 잡아 보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유저리서치도 드라이브가 되지 않는 한 UI 개념처럼 사용성 테스트 정도로 사용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인사이트를 받기 위한 유저 리서치가 자리잡아야 가야 할 때
지금은 제품 생명 주기에서 유저 리서치가 자리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우리 나라 UI 디자인이 모바일 업계에서는 UI디자인, 인터넷 업계에서는 웹 기획, 웹 에이전시에서는 인포메이션 아키텍트라는 이름으로 이상하게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그나마 조금씩 해당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고,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제품을 기획하고, UI를 설계하는 역할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면, 이제는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데에 인사이트를 주고, 제품의 사용 품질을 확보 하기 위한 유저 리서치가 자리잡아야 가야 할 때가 오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UI가 그랬듯이 유저리서치가 제품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이 이해되어야 할 것 같다.

다음에는 유저리서치 에이전시가 아니라 제품을 만들고 있는 기업내에 있는 유저리서치팀을 모셔서 패널 토의를 진행해보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당장은 그럴만한 때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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