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결과는 잊어라

기업에서 마케팅, 상품개발 및 운영 등의 기업 경영을 위해서 시장 조사를 한다. 시장 조사는 시장점유율, 매출,  회계나 기술적인 것,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소비자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때에도 시장 조사를 한다.   그동안의 마케팅적인 상품 기획 방법이 정량적인 것인 것에 치우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가 요즘은 경영학 관련 잡지나 책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업은 HCI 연구 방법론들을 채용하고 있고, 특히 문화인류학 같은 연구 방법들이 혁신적인 상품 기획의 연구 방법인 것 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겁나 긴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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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중에서 시장조사를 통해서 그런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에디슨은 시장조사를 해서 전구나 축음기를 발명했을까? 애플은 시장조사를 해서 아이팟을 만들었을까? 유튜브는 어떤 시장 조사를 해서 그런 아이디어를 얻었을까?

토마스 에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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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사는 HCI 관련한 큰 리서치 조직을 가지고 있고 돈도 많이 쓰는데 왜 아이팟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국내의 경우 삼성이나 LG 도 마케팅 조사나 HCI 관련 연구를 많이 하고 인력도 거의 싹쓸이 해가는데 왜 아이팟 보다 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실제로 시장 조사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는 사례는 있고 매출을 회복한 사례도 있다.  아마존의 사업 아이디어는 시장조사를 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한다. 진짜그런 것인지 아니면 마케팅을 위해서 결과에 연구 결과를 맞췄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례들은 있기는 하다.

애플은 시장 조사를 하지 않고도 창의적인 제품을 냈다고들 하는데 애플이 신비주의 마케팅을 하는 탓인지 연구 결과 등의 내부 얘기를 공개하지 않아서 정말 연구를 안하고도 그런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든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시장 조사는 미래를, 새로운 것을 알려주지 못한다.

시장조사, 특히 그동안의 마케팅의 상품기획 측면의 시장 조사로는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 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씽크이노베이션’ 이란 책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시장 데이타는 ‘시장의 결과론’ , ‘백미러’에 불과하다.

난 이 말이 적절한 표현 같다.

룸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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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사 결과는 과거, 현재 시장에 대해서 얘기해준다. 가까운 미래까지는 얘기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주 새로운 것을 얘기해주지 못한다.  시장 조사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백미러에 있는 자동차 처럼 말이다.

경영학에서 잘 써먹는 사례연구는 문외한인 내가  볼때 이미 일어난 일들을  가지고 이론에 끼워맞추거나 아니면 이론에 맞는 사례들을 선별하는 듯한 인상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미 일어난 일을 가지고 말이다.

시장 조사는 과거, 현재,아주 가까운 미래를 알려준다

그런다고 시장 조사가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를 알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차를 끌고 고속도로에 갔다고 생각해보자. 차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앞을 보고 현 주행도로와 이동할 차선을 확인하고, 현재 차선과 이동할 차선에 차가 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앞의 차선이 비었다고 그냥 들어 갔다가는 뒤에서 차선을 바꾸려는 차나 이동할 차선에서 가속을 하고 있는 차와 충돌하고 말 것이다.

시장 조사는 가까운 미래도 볼 수 있다. 내 차선 앞에 가고 있는 차들을 볼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러나 저기 저~ 앞에 무슨 일이 있는지, 고개너머의 안보이는  도로는 어떤 모양인지 차는 얼마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 시장 조사를 한다.  자동차 도로라면 네비게이터나 지도를 이용해서 도로를 확인할 수 있고,  교통량을 알 수 있는 네비게이터를 이용하거나 헬리콥터를 띄울 수 있다면 도로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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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이런 것과 다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내용, 기업의 전략이나 마케팅 전략들은 ‘아이디어’ 에서 나온다.  문제는 그 아이디어는 바로 ‘사람’ 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헬리콥터를 띄우면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은 도로의 차가 보이겠지만  똑똑한 사람들을 모은다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확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시장 조사를 통해서 미래를 알려준다거나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점집에 가는 심정인 사람은 만나보는 것도 좋다. 어차피 안나오겠지만 믿을 곳이 없으니 숫자나  보면서 마음의 평안이라도 찾아보고 싶다면 말이다.

시장 조사는 미래를 알려주지 못하지만 과거, 현재를 알려주는 기능도 나름 쓸만하다. 과거도 모르고 현재도 모르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사람도 많으니 말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미래예측 모델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참 어렵다. 그래서 당연한 것 같지만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예전에 이랬으니깐 아마도 이럴 것이라는 것으로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베이지언 이론도 이런 식이라고 한다.  지금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들이 이렇다.

고객 안과 밖의 균형속에서 봐야 한다

미래에 갔다 올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과거, 현재를 보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리고 거기에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방법을 쓰는 것이다.

인력으로 안되는 것에는 각자가 믿는 ‘신’ 에 의지하는 것 처럼 사람의 경우 ‘천재’ 라는 사람은 알아서 뭔가를 해 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생각엔  인력으로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변명하고 의지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신’ 과 ‘천재’ 이다.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을 기획을 하는데 신과 천재가 아니라면 시장 조사를 통해서 과거, 현재를 알고 거기에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서 미래를 볼 수 밖에 없다.

시장 조사는 무슨 무슨 연구 방법을 쓰거나 돈을 주고 리서치 에이전시를 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발명가 같은 문제 의식과 창의적 발상을 하는 사람이 끼지 않는다면 그런 시장 조사 결과는 현재도 이해할 수 없는 종이장에 지나지 않는다.

차라리 하루키의 소설에 나오듯이 어디에 무슨 장사를 할지 알아 내기 위해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에 몇일 동안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아님 미야모토 시게루처럼 어렸을때 뭐하고 놀았는지를 회상하고 다시 놀아 보는 것도 좋다.

미야모토 시게루

제품개발단계마다 다르지만 IDEO 에서 팜파일럿을 설계했을 때  나무 토막을 셔츠윗주머니에 넣고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 꺼내서 실제 되는것처럼 사용을 했다고 하는데 그런 모여라 꿈동산을 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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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아니라면 시장 조사를 하게 하고 그 안에 들어가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차피 창의적 방상이라는 것도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많은 창의적 발상 방법들을 고객 속에 들어가서 해볼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을 혁신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올 것이다. 시장 조사 결과를 밖에서 아무리 들여다 본다고 해도 현재와 과거만 이해하거나 지금 보다 조금 더 나은 개선을 할 뿐이다.

개선이나 가까운 미래를 보고 싶다면 시장 조사를 하라. 그러나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려고 한다면 시장 조사 결과는 잊는 것이 좋다. 괜히 정신만 사납다.

헨리포드가 그랬었나? 사람들한테 뭐가 필요하냐고 물었으면 더 빠른 말이라고 답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석사, 박사들이 하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서 보다는 발명가 처럼 눈썰미 있거나 아주 엉뚱한 사람들이 생각해내고 만들어낸다.

그나마 시장조사나 고객연구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냥 하면 못하는 것들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조금 더 나아지려고 하는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다고 시장조사나 고객연구의 역할을 얕보면 큰코 다친다. 군대에서 작전을 할때 정보가 없으면 전투나 전쟁에서 질 뿐아니라 자기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기업에서 시장조사나 고객연구는 바로 군대의 정보에 해당한다. 어떤 때는 적상황 전체를 , 어떤때는 수색대를 이용해 질적인 정보를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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