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없는 10년, 다시 TV를 산 이유

TV를 없앴다

TV에 티빅스를 연결해서 아이들과 영화를 보기도 하고, 닌텐도 Wii 를 연결해서 게임을 하기도 했었는데, TV 에 주의를 뺏기지 않고 심심하게 만들면 뭔가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심심해야, 뭐 할게 없어야, 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야, 창의력 있는 사고를 한다고 믿는다. 우리 어렸을때 장남감이라는 것이 없없을때, 종이조가리, 돌맹이 ,풀 가지고 많은 놀이를 했었다. 장난감은 딱 자기 용도만 하지만 땅 바닥과 돌멩이는 많은 상상을 하게 하고 놀이를 만들게 했었다. 궁하니 통했단 말이다.

그런데 집에서 TV를 켜면 그냥 보게 된다. 그래서 TV를 바보상자라고 한다. 사람을 바보로 만드니깐 말이다.

그러다 MB정권이 방송국을 장악할때, TV도 오래 되었고, 아이들과 TV없애 보낼까도 하고  TV수신료도 내지 않기 위해 TV를 없앴다.

TV를  없앤다고 바로 수신료가 안나오는 것이 아니다. TV수신료는 전기료에 포함되어 있어 사람이 산다면 전기를 안쓸 수 없으니 TV수신료는 무조건 내게 되어 있다.  동사무소에 TV버린다는 것을 뗴서 제출하고, 전화하니 집에 와서 확인까지 하고 갔다.

 

TV 없는 거실의 장단점

TV를 없애니 처음에 아내는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TV 드라마 소리를 들으면 집안일을 하던 것이 라디오를 듣는 것으로 바뀌었다.

TV가 없으니 아이들은 책을 읽기도 하고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레고를 가지고 놀았다. 보드게임드를 사기 시작했다.  TV가 없다고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것 저것 가지고 모여서 가지고 놀곤 했다.

주말마다 영화를 보러 다녔다. 조조영화가 7시 정도에 시작하는줄 알았는데 9시나 10시에 시작했다. 그래서 주말마다 조조영화를 보러 다녔다.

매일 저녁 아이들과 같이 거실에서 보이차를 내려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쇼파가 좀 오래 되었는데, 바꾸지 않고 그냥 없앴다. 쇼파는 TV 시청용 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가족행사가 있을때였다. 명절에 집에 모이면 집안에서는 할게 없었다.  고스톱이나 보드 게임만 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특히 우리 가족은 영화보기를 좋아 해서 티빅스로 영화를 보곤 했는데 TV가 없으니 모여서 멀뚱멀뚱 있었다. 물론 TV가 있었던 때 보다 조금 더 이야기를 하기는 했다. 그리고 집에 있기 뭐하니 밖에 나가곤 했다. 서울의 궁들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유명한 거리들을 돌아다녔다.

더 큰 문제는 부모님들이 오셨을 때였다.

어르신들을 계속 밖에 모시고 다닐 수도 없고, 워낙 집에서 TV를 보면서 소일거리를 하시는 분들이라 말이다. 그래서 결국 나중에 모니터를 쓸수 있게 24인치 TV겸 모니터를 샀다.  그런데 유선을 연결해야해서 잘 안쓰게 되었다.

 

TV 보다 더 무서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아이패드 1이 나왔을때 포토앨범용으로 쓰려고 사 놓은 것이 있는데, 너무 오래되서 새로운 앱은 잘 동작을 안한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그 오래된 아이패드 1으로 TV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뉴스를 봐야 한다고 해서 결국 티빙 요금제를 샀다.

아이들이 크면서 아이폰을 사줬는데, 아이들은 아이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합의 하에 사파리와 유튜브를 막았다. 어느날 보니 밴드나 카톡앱안에서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사파리가 없어도 인앱으로 볼 수 있었다.   영어 사전도 찾아야 한다고 하고, 숙제도 검색해야 한다고 해서 사파리를 열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처음에는 10시에는 충전하고 안쓰기도 했지만, 어느날 부터는 매일 아이폰만 쳐다보고 살았다.

TV가 없으면 시각적이나 청각적 주의를 뺏기지 않고, 그냥 습관적으로 TV를 틀어 놓고 멍하지 보고 있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바보상자’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나를 포함한 온 가족들은 집에서 TV 대신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

 

다시 TV 를 사다

가족들이 각자 자기방에서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  그래서 생각을 했다. 다시 거실로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  집에서 같이 모여서 뭔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스마트TV가 나왔을때 포탈의 스마트TV 전략을 만들었는데, 그때 다들 아는 것이었지만 기본들은TV는 거실에 있고 기대는 것이고  교체주기가 스마트폰보다 길다는 것들이 있었다.  스마트폰이 항상 휴대하고 개인적인 것이라면, TV는 거실에 있어 같이 사용하는 점이었다.

TV는 여전히 재미있는 컨텐트가 있다. 교육적이지 않더라도 같이 시간을 보낼수 있다.

멍청하게 TV를 보더라도, 이제는 그 내용이 아니라 뭔가를 같이 한다는 경험 자체가 필요하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좋은 영화를 같이 보고 싶었다.  영화를 내용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이 본다는, 같이 경험하는 것 말이다. 이런 경험을 가족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TV 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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