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I 박사님들이여 기업 리서처로 오세요


모 교수님은 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에게 어느 학교나왔는지나 지도교수가 누군였는지 물을때 이렇게 묻는다. “어디서 트레이닝 받으셨습니까?”, “누구 한테 트레이닝 받으셨습니까?”

그 분은 석사 까지는 모르겠고, 박사를 한 사람은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 이라고 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무엇을 트레이닝 하고, 무슨 트레이닝 받는 것일까? 컴퓨터 학원도 아니니 C/C++ 같은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내 경우에 가까스로 석사 나부랭이 이지만 그것을 마치고 나서 느낀 것은, 봄에 파종하기 전에 논밭을 쟁기로 가는 것처럼 이전에 비해 머리가 많이 갈린 것 같은 느낌은 들었다. 현상을 볼때 그 현상들의 프레임웍이 보이거나, 아니면 어떤 잣대나 안경을 들이대야 할지가 보이기도 하다. 문제의 핵심을 찾는 스킬을 배운 것도 같고, 어떤 것을 스스로 찾아서 해결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배운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박사가 아니라서 그 박사 트레이닝이라는 것은 모르겠다.

그런데 그 무슨 트레이닝을 받은 박사님들은 기업에 잘 오지 않는다.

가도 기업 연구소 같은 데에 간다. 도대체 뭔데 그놈의 리서치를 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막 박사 학위를 받는 사람은 더 그렇다. 까놓고 보면 뭐가 뭐에 끼치는 영향 같이 좁고 깊은 것이라, 딱 눈감았다가 뜨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데, 무슨 고상한 일이라고 연구소 같은데의 리서치를 고집하는 것 같다. 연구 환경이 안되면 다시 외국으로 가겠다는 말도 한다.

친구중에 학교 다닐때 달달 외워서 시험보던 얘가 박사 되더니 뭔 리서치 한답시고 포닥하고 논문 쓰고 그런다. 그러다니 리서치해야 한다면서 학교랑 기업 연구소를 찾더니 기업 연구소에 간다.

야후! 닷컴이나 구글,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의 기업 리서처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리서치를 하지만 박사 학위 가진 사람이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업 리서처 시장이 거의 없기는 하지만, 박사님이면 회사에서 이런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이야기 하는 기업에서의 리서치는 무슨 연구 개발같은 그런 리서치가 아니라 사용성 테스트나, 필드리서치, 포커스그룹, 설문조사, 데이타 마이닝, 인터뷰 같은 기술(?)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HCI를 전공하셨다고요? 글에도 언급 했지만, HCI 는 학문적으로나 기업에서나 자리를 완전히 잡지 못했다. 그러니 학교에서 박사 트레이닝 받은 걸로 기업에 와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제품 리서치 기술도 개발하고 직접 하면 안될까? 프로그래밍, 디자인과 같은 리서치는 고매한 박사님이 하실만한 일이 아닌 것일까?

난 박사 트레이닝 받은 사람이 제품 개발과정에서의 기업 리서처로 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 트레이닝 받은 몸으로 기업에서의 실무적인 리서치가 자리를 잡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물론 고상한적 안하고, 꼰대 같지 않고, 실제로 박사 정도의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학자 관점 보다는 공학자 관점이어야 할 것이다.

인구도 줄고, 박사도 하도 많아서 아카데믹 인더스트리에 자리 못 잡으면 그냥 인더스트리로 올 수도 있겠지만, 그때에 기업 연구소 말고 그냥 제품 개발 리서치도 고려해 봐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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