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vs. 설계


나만 느끼는 것인지 모르는 얘기를 하나 하고자 한다. 바로 ‘design’ 에 대한 얘기이다.

design은 우리말로 설계(設計) 라는 뜻으로 ‘설계’ 라고 하기도 하고 ‘디자인 ‘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말로 "디자인"과 "설계"는 나 한테 다르게 느껴진다.

웬지 디자인은 디자~인 이라고 앙드레김이 발음해야 할것 같고, 감성이 풍부하고 세련된 옷을 입은 사람들이생각난다.

이에 비해 설계 (設計) 는 이것과는 전혀 다르게, 회로도나 건축물의 설계가 생각나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기름에 쪄든 옷을 입은 엔지니어가 생각난다.

디자이너는 감성적이고 세련된 여자, 설계자는 논리적이고 기름 때 묻은 남자가 연상된다.

같은 design이란 단어를 한글로 ‘디자인’ 과 ‘설계’ 로 써 놓으면 왜 나 한테는 다르게 느껴지는지 참 모를 일이다.

시각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 편집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웹 디자이너 들과 건축설계자, 기계설계자와의 뉘앙스는 상당히 다르다.
디자이너를 설계자로 바꾸면? 시각 설계사. 제품 설계사, 편집 설계자

서니베일에 갔을 때 한국계 비주얼 디자이너를 만났는데, 한국갈 때 쓸려고 만들었다는 명함을 주었다. 명함에은 이렇게 씌여 있었다.
"시각 설계사"

명함을 만드는 부서에서 Visual Designer 를 한국어로 바꿔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나도 designer 였던 적이 있었다.
Object Oriencted Designer, Program Designer 말이다. 그런데 영어로는 그렇게 써 놓았지만 한글로는 객체지향 설계, 프로그램 설계 라고 한다. 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한 것 보다는 설계자라고 생각했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은 프로그램을 설계하지 프로그램을 디자인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실은 영어로 program design 인데도 말이다.

직장에서 User Interface Design 이란 일을 할 때에 , 우리말로는 디자인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 라고 한다. UI를 디자인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UI를 설계한다고 했고, UI 설계 문서를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1999년도에 프로그램세계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보는 잡지에 UI에 대해서 기고를 할 때 "최적의 UI 설계 가이드" 라고 ‘설계’ 라는 표현을 쓴적이 있다.

또 있다. 올해 8월말에 있었던 야후! 글로벌 디자인 서브밋에서 T셔츠를 나눠주었는데, design 을 영어와 한글, 중국어, 일본어로 써놓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고 했다.
design
設計
디자인
디자인(일본어로)

앞서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밝혔듯이, 設計 라고 씌어진 T셔츠는 기계나 건축, 공학자들이 떠 올랐다. 사실 그 서브밋은 UED(User Experience Design) 가 주축이었는데 말이다. 나는 일본어로 쓴 것을 골랐다. 나는 design 란 말을 좋아 하지만 "디자인" 은 나와 어울리지 않고, 設計 는 공돌이 냄새가 났다. 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디자인, design, 設計 정도는 읽을 수 있으므로 ,사람들이 봐도 무슨 뜻인지 잘 읽지 못하고 그래서 그냥 장식처럼 보일 것 같은 일본어를 선택했다.

문제는 내 개인으로 끝나지 않았다.

인터렉션 디자이너(interaction designer)를 채용할 때 일어났다. 인터렉션 디자이너는 제품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웹 시대 이전에 UI 디자이너라고 불리웠던 역할 이름이다. 웹 사이트의 회사 채용 페이지에 ‘인터렉션 디자이너’ 라는 이름으로 자격요건 등과 할일을 썼었다. 그런데 내가 받은 이력서의 내용은 어렸을 때 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 했다, 웹 디자인을 어디 어디서 했다 등이었다. 헉 !

디자~이너라고 생각했다 보다. 그래서 3기를 뽑을 때에는 인포메이션 아키텍처라고 이름을 바꿔 보았다. 물론 직무에 대해서는 그대로 두고 말이다. 그랬더니 삼성SDS, LG-CNS 회사에 있는 사람이 자기는 시스템을 설계를 잘 한다는 이력서를 보내왔다. 헉!

UI 기획이라고 하면 웹 부터 UI를 시작한 웹 기획자들이 지원 할 것 같아서 UI 기획이란 말을 안 썼는데, 차라리 UI 기획이라고 쓸껄 그랬나 싶다.

미국 야후! 는 UED (User Experience Design) 내에 인터렉션 디자이너, 비주얼디자이너, 유저리서처, 프로토타이퍼 등이 있다. 비주얼 디자이너가 우리가 말하는 웹 디자이너이다. 그리고 인터렉션 디자이너는 어떤 기능을 넣을지 어떻게 사용하게 할지를 하는 제품을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렉션 디자이너 역할의 이름을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에서는 웹 기획자나 웹 프로듀서라고 부른다.

우리 회사에도 인터렉션 디자이너란 이름이 있다. 요즘은 좀 덜 심하지만, 전에 UED 소속이었을 때에는 다른 팀에서 인터렉션 디자이너를 비주얼 디자이너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였다.

나는 디자인 = 시각 디자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만 그런지, 다른 사람도 그런지 잘 모르겠다.

제품을 디자인한다고 말하면 시각 디자인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제품을 설계한다고 말하면 다르게 느낀다.

그래서 나는 시각 디자인을 말 할 때에는 앙드레김처럼 디~쟈~인 이라고 발음하고, UI 를 말할 때에는 설계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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